디지털 리더의 조건…창조적 비전과 가능성을 꿈꾸게 하는 리더십

[2024 키플랫폼 - 디지털 전환 시대의 혁신과 리더십] 샤를린 리 작가 인터뷰

[편집자주] 우리 삶을 바꿀 중대한 글로벌 이슈와 어젠다를 톺아보는 머니투데이 연례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이 2024년 우리 기업들이 현재의 경제 생태계에서 살아남고 성장하는데 필수적인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혁신과 리더십에 대해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지상중계합니다.

진정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조직마다 정의 내리는 것이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가 말하는 공통적인 내용은 단순히 첨단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DX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존 업무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한다는 차원을 넘어 디지털을 바라보는 사고와 인식의 전환, 디지털에 최적화한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 등이 함께 이뤄져야 진정한 DX라고 본다.

이러한 DX 실현에 있어 빠지지 않는 핵심 요소가 리더십이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비전을 가지고, 디지털을 단순한 기술이 아닌 하나의 문화이자 사상, 의식으로 완전히 이해하고 체화하는 리더만이 진정한 DX를 이끌 수 있다.

4월 24~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리는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K.E.Y. PLATFROM 2024)이 인터뷰 한 리더십 및 DX 분야 전문가 샤를린 리 작가는 DX를 "진화하는 요구 사항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비즈니스, 문화, 고객 경험을 수정하는 프로세스"라고 정의한다. 리 작가는 성공적인 DX를 위해선 비전을 설정하고 혁신을 이끌며 디지털 역량을 구축해 적응성의 문화를 육성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리더는 DX를 왜 하는지에 대한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하고, 해당 비전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조정해 조직 변화 프로세스를 안내해야 합니다. 또 디지털 역량과 지원 문화를 장려하는데 중추적인 역할도 해야 합니다. 전통적인 리더십은 현 상태 유지에 초점을 맞춘 하향식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디지털 리더십은 보다 협력적이며, 포용성과 혁신을 촉진하는 게 필요합니다. 리더는 지시를 내리기보다는 불확실한 변화를 이끌어야 하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디지털 채널과 기술을 활용해 소통하고 참여하며 영감을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리 작가는 성공적인 디지털 리더십의 사례로 포토샵으로 잘 알려진 기업 어도비를 꼽았다. 어도비는 2013년 비즈니스 모델을 기존 패키지 소프트웨어에서 구독 기반 모델로 전환했다.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적인 손실이 예상됐고 이에 따른 저항이 있었지만 경영진의 리더십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 구독 서비스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킬 수 있었다.

"어도비는 미래 고객의 요구 사항에 초점을 맞추고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투명성을 확립했으며, 자신들의 디지털 미래에 대한 비전에 부합하는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설득력 있는 비전과 단기 손실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리더는 가능성에 대한 꿈을 장려하고(encouraging dreaming about possibilities), 비전을 비즈니스 전략에 맞추며, 디지털 채널을 사용해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야 합니다. 비전을 방해하는 역량 격차를 평가하고, 공유된 비전 아래 사일로화된(배타적이고 단절된) 부서를 통합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리더 스스로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게 리 작가의 생각이다. 자신이 리더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성공 경험에 안주하며 변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디지털 혁신만 외쳐서는 DX를 실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DX를 이끄는 리더가 갖춰야 할 주요 역량에는 변화에 대한 개방성, 직원들이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영감을 주는 비전 수립과 공유, 권한 위임, 혼란을 주도할 수 있는 자신감,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 가능성에 대한 꿈을 장려하는 것, 파괴적인 문화 변화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리더십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파괴적인 사고방식을 키워야 하고, 실패를 기회로 볼 수 있어야 하며, 토론을 장려하되 신속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변화 관리를 하는 것에도 중점을 둬야 합니다."

리더가 DX를 추진할 역량을 갖췄다면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DX를 실현하는 전략이다. 리 작가는 DX 추진 전략에 있어 실험과 실패를 강조한다.

"전략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됩니다. 직원들이 변화 과정에서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해야 합니다. DX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표명하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해야 합니다. 또 다양한 실험을 허용해야 하며, 학습의 일부로서 실패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관계, 문화, 가치 등에 대해서는 조기에 투자를 해야 하고, 결정이 내려지면 팀을 신속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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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를린 리 작가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오픈 리더십',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그라운드웰' 등을 집필한 작가로, DX, 리더십과 전략, 고객 경험, 미래 업무에 대한 전문가다. 그녀는 어도비,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 등의 기업과 협업을 진행했고, 알티미터그룹 등의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고, CEO로서 기업 경영도 한 기업인이기도 하다. 리 작가는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