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 ‘회칼 협박’ 황상무는 잘 들어라”…해임 요구 목소리

박강수 기자 2024. 3. 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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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대해 언론·시민 단체가 15일 "황 수석 경질과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을 요구했다.

황 수석은 전날 출입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문화방송(MBC)을 지목해 "잘 들어"라고 한 뒤 36년 전 군 정보사령부의 사주로 언론인이 피습당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언론사 협박'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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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단체 “실언 아닌 윤 정권 언론관”
한국기자협회 “유족에 석고대죄해야”
황상무 수석의 발언을 보도하는 14일 문화방송 ‘뉴스데스크’ 장면.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대해 언론·시민 단체가 15일 “황 수석 경질과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을 요구했다. 황 수석은 전날 출입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문화방송(MBC)을 지목해 “잘 들어”라고 한 뒤 36년 전 군 정보사령부의 사주로 언론인이 피습당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언론사 협박’ 논란이 일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등 90개 언론·시민 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이날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황 수석을 해임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허벅지에 칼 두 방’을 운운하며 특정 언론사를 대놓고 협박하는 망발이 윤 대통령의 수석비서, 시민사회와 소통을 책무로 하는 시민사회 수석의 입에서 나왔다”며 “지금 대통령실은 어떠한 이견과 비판도 허용하지 않으며, 협박과 보복을 서슴지 않는 조폭집단을 연상시킨다”라고 비판했다.

이호찬(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본부장이 15일 서울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조 제공

황상무 수석은 전날 문화방송 기자를 포함한 출입기자들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엠비시는 잘 들어”라고 한 뒤 ‘군 정보사 오홍근 회칼 테러 사건’을 거론했다.

이 사건은 1988년 ‘중앙경제’ 사회부장에 재직 중이던 오홍근 기자가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을 담은 칼럼을 연재하던 중 군 정보사령부 군인들에 테러를 당한 일을 가리킨다. 오 기자는 왼 허벅지를 크게 다쳤고, 국방부 수사를 통해 이 사건이 정보사 예하부대 현역 군인들의 조직적 모의에서 비롯된 범죄라는 점이 밝혀졌다. 오 기자는 2022년 세상을 떠났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윤석열 정부는 전용기 탑승 불허, 소송, 세무조사,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시도, 방송통심심의위원회의 잇단 중징계로 엠비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황 수석의 ‘회칼 테러’ 언급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윤 정권 출범 이후 엠비시 기자들은 정권 비판적 보도나 권력 감시자 역할을 수행할 때마다 극우세력에 좌표 찍히며 온갖 협박에 노출됐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무엇이 악의적이냐’고 질문한 기자는 실제 살해 협박까지 받았고, ‘바이든-날리면’ 보도를 한 기자는 문분별한 사이버 공격에 가족들 신상까지 털리며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다”며 “이는 황 수석 개인의 실언이 아닌 윤석열 정권의 언론관이고 엠비시를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말했다.

문화방송 기자회는 “황상무 수석은 잘 들어라”라고 시작하는 성명을 내어 “즉각 공개 사과하고 수석비서관직에서 물러나라”라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도 이날 성명을 내어 “군부독재의 잔재를 비판한 언론인을 난도질한 백색테러를 들먹이며 기자에게 '몸조심 하라'는 경고장을 날린 황 수석의 인식이 대통령실의 언론관이 아니길 바란다”며 “황 수석은 고인이 된 오홍근 기자 유가족을 향해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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