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장내미생물, 인간에게도 전해졌다…"소화 작용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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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소는 일부 같은 종류의 장내미생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가 가진 장내미생물이 인간에게 건너가 소화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과거 인간은 소 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로부터 얻은 장내미생물을 소화 작용을 향상시키는 데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소화에 관여하는 장내미생물 외에 인간에게 유익한 작용을 하는 다양한 미생물이 동물로부터 전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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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소는 일부 같은 종류의 장내미생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가 가진 장내미생물이 인간에게 건너가 소화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과거 인간은 소 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로부터 얻은 장내미생물을 소화 작용을 향상시키는 데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잇지크 미즈라히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교수 연구팀은 5000개에 달하는 소 장내미생물 DNA와 9만2143개의 인간 장내미생물 DNA 샘플을 분석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1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앞서 연구팀은 인간의 장내미생물에서 소의 내장에 있는 미생물에서 전형적으로 발견되는 'cttA'라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 유전자는 소화가 되지 않는 식이 섬유소인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그간 연구에선 인간은 셀룰로오스를 분해하기 위해 다른 종류의 미생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 등에게서만 발견되던 cttA 유전자를 인간에게서 발견한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 어떻게 인간의 체내에 자리잡게 됐는지 분석에 나섰다.
연구팀은 cttA유전자를 보유하면서 셀룰로오스를 분해할 수 있는 분자 복합체 '셀룰로좀'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를 조사했다. 5000개의 소 장내미생물 DNA 샘플과 9만2143개의 인간 장내미생물 DNA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소와 인간에게선 이러한 특성을 가진 동일한 유전자 62개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들이 같은 미생물에서 유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의 박테리아와 매우 유사한 셀룰로좀을 가진 3종의 인간 장내미생물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축화가 처음 이뤄진 시대에 젖소의 분뇨를 처리하면서 인간이 소의 미생물을 얻게 됐을 것이라 추정했다. 소 뿐만 아니라 다른 가축들로부터도 소화에 관여하는 다른 미생물을 얻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동물로부터 획득한 미생물은 고대인들이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소화에 관여하는 장내미생물 외에 인간에게 유익한 작용을 하는 다양한 미생물이 동물로부터 전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간과 동물 간 미생물 전이는 현대인에게선 점차 드물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패스트푸드와 같은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체내 미생물 군집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새뮤얼 포스터 미국 허드슨의학연구소 연구원은 "이러한 변화는 인간 건강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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