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금융에서 미래 모빌리티 테크까지···현대커머셜, 새로운 ‘캡티브’의 길 만든다

현대커머셜·포티투닷·현대글로비스
미래 상용 모빌리티 업무 제휴 추진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 제공 예정

현대커머셜이 화물과 수송 분야를 넘어 물류와 테크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미래 상용 모빌리티 사업을 시작했다.

15일 현대커머셜은 글로벌소프트웨어 센터 역할을 맡고 있는 포티투닷과 국내 물류 비즈니스의 대표 주자인 현대글로비스와 손을 잡고 미래 상용 모빌리티 업무 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커머셜을 포함한 3사가 추진하는 이번 미래 상용 모빌리티 비즈니스의 핵심은 미들마일(Middle Mile∙물류 배송의 중간 단계로 기업과 기업간의 물류) 시장에서 화물운송플랫폼(TMS)을 통해 화주와 차주를 직접 연결하는 것이다. 고도화된 데이터 솔루션이 적용돼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해 운송 업무 자동화와 최적의 배차∙운임 등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커머셜의 상용차 금융을 이용하는 고객 다수가 화물∙운송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현대커머셜이 이번 모빌리티 비즈니스에서 큰 축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커머셜은 이번 모빌리티 솔루션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특화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커머셜은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기반으로 솔루션 이용 고객들의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상품의 기획과 심사 등의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생산하는 트럭∙버스 등 상용차(상업용 자동차) 구매에 필요한 금융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커머셜이 화물과 수송 분야를 넘어 물류와 테크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 범현대그룹으로, 상용차에서 건설기계로∙∙∙ 무한 확장하는 현대커머셜의 캡티브 사업

캡티브(전속금융∙Captive) 사업은 자사에 특화된 금융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보다 유리한 조건과 혜택을 제공한다. 국내에 대표적인 캡티브사로 현대차그룹의 현대캐피탈(승용차)과 현대커머셜(상용차), KG모빌리티(전 쌍용자동차)의 KG캐피탈 등이 있다.

현대커머셜은 승용차가 아닌 상용차를 전문으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타 금융사와 차별화된다. 현대커머셜은 지난 2007년 3월 현대캐피탈의 상용차 부문을 양수도해 설립한 여신전문금융회사로, 현대차∙기아가 생산하는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를 구매하는 고객과 현대위아의 공작기계(기계부품을 가공하는 기계) 구입시 필요한 할부, 리스 등 금융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상용차, HD현대의 건설기계 구입시 현대커머셜 상품 이용율

현대커머셜은 캡티브를 기반으로 우량 자산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영업을 확대해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이를 통해 현대커머셜은 현대차∙기아의 국내 판매 상용차의 47%를 취급하고 누적 13만 명의 상용차 고객을 확보하면서 총 자산 규모 10조원이 넘는 국내 대표 캐피탈사로 성장했다.

지난해부터는 상용차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캡티브 채널을 현대차그룹에서 범현대그룹까지 확장했다. 작년 1월에는 HD현대의 건설기계를 취급하는 HD현대건설기계와 판매 금융 업무 제휴 협약을 맺었고, 3월에는 산업 차량 등을 제조∙판매하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손을 잡았다.

현대커머셜은 파트너십 이후 HD현대에서 판매하는 건설기계의 30% 이상을 취급하는 등 건설 시장 내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고소작업차와 유압크레인 등을 전문 제조하는 국내 대표 특장업체 동해기계항공과도 파트너십을 맺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현대커머셜의 캡티브(전속금융) 파트너십 현황

현대커머셜, 캡티브 기반 상용차 금융 서비스로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 사업 지원한다

현대커머셜이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상용차 부문은 모빌리티 신기술을 연구하는 기업들이 주목하는 분야다. 현재 자율주행 테스트는 대부분 대형트럭이나 버스 등으로 이뤄지고 있고, 수소차 역시 상용차를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9월 현대차는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다”며 대중화를 선언했고, 기아는 지난 1월에 열린 ‘CES 2024’에서 목적기반차량(Purpose Based Vehicle∙ PBV) 신사업을 공개하고 “2030년 상용 전기차 판매 연 3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 사업(현대차 수소연료전지 트럭(왼쪽), 기아 PBV(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상용차 금융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현대커머셜이 지난 1월 미래 상용 모빌리티 업무 협약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전략 사업을 지원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미래 상용 모빌리티 협약으로 현대커머셜의 캡티브 비즈니스는 테크 기반의 물류 모빌리티까지 확장하게 됐다. 이미 현대커머셜은 테크 비즈니스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상용차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추진해 왔다. 지난 2020년 상용차 고객 전용 모바일 앱 ‘고트럭’을 선보여 차량 운행시 필요한 금융 서비스와 각종 사업지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고트럭은 서비스 출시 후 누적 앱 다운로드 51만회를 돌파했다.

현대커머셜은 포티투닷,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개발하게 될 솔루션에 고트럭 앱을 연동해 고객을 유치하고 공급할 예정이다. 더불어 솔루션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배차와 주행, 운송료 등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현대커머셜의 금융 상품과 서비스도 더욱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현대커머셜의 핵심 성장동력인 캡티브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내 유일의 상용차 전문 금융사로서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