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를뛴다] 강은미 국회의원, “광주서 민주당 일당독주 끝내야”

2024. 3. 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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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언니 아니예요” 눈물많고 정많은 여성후보 약자 돌볼것
전남대서 학생운동 졸업후 노동운동 중대재해처벌법 배경
“검찰독재 검사정치가 끝낼 수 없다” 광주시민 현명한 선택
광주복합쇼핑몰 3곳은 무리… 지역소상공인 상생대책 필요
중앙공원 관리청 설치 조례개정으로 국가도시공원 지정
지난 14일 광주 서구 풍암동 선거 사무실에서 강은미 의원을 만나 사람사는 이야기를 나눴다. 동네누나 같은 친근함과 소탈함이 느껴진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광주에서 나주방향으로 한참 가다보면 광산구 동곡마을이 나온다. 게장백반으로 아주 유명한 마을이다. 이곳은 바다와 한참 떨어진 산골마을이다. 하지만 게장거리가 형성될 정도로 잘 나가는 식당들이 많다. 비법 양념과 정성스런 밑반찬 등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손님들을 사로 잡았기 때문이다.

녹색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의 고향이 바로 이곳이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텃밭’인 광주서구을에 출사표를 내던졌다.

“무모한 도전이다” 주변의 우려가 많았다. 민주당 후보는 막대기가 꼽아도 당선되는 곳이 광주였기 때문이다.

실제 이곳에는 국회의원 뱃지 하나를 놓고 법무무장관, 고검장, 경제부시장, 국회의원 출신들이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인간 강은미가 궁금했다. 험지에 나선 필승전략이 무엇인지 궁금했고 ‘쎈언니, 강성 이미지’가 실제인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지난 14일 광주 서구 풍암동 선거 사무실에서 강 의원을 만나 사람사는 이야기를 나눴다. 동네누나 같은 친근함과 소탈함이 느껴진다.

외유내강(外柔內剛). 겉은 부드러웠지만 속은 강한 사람. 어찌보면 동곡마을의 게장처럼 사람을 끄는 매력으로도 비춰진다.

동곡초등학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전남대 졸업 후 공장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땀 흘려 일하며 노동의 가치, 노동자 삶과 행복을 고민한 시간들이다. 한번은 일하다 다리를 크게 다쳤는데 사장님 눈치를 살피며 산재처리를 전전긍긍했다. 당시 사회 분위기가 그랬다. 이때의 경험이 중대재해처벌법 만든 계기가 됐다고 한다.

점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 헤럴드경제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텃밭’ 광주전남에 뛰어든 국민의힘, 새로운미래, 녹색정의당, 무소속 후보들을 만나 그들의 면면과 정치철학을 들어보는 ‘험지를 뛴다’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강은미 녹색정의당 후보는 민주당 텃밭으로 알려진 광주 서구을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에 도전장을 냈다. 서인주 기자

[일문일답]

▷ 전남대서 학생운동을 졸업 후에는 노동운동을 했다. 구의원, 시의원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했는데 정치철학이 궁금하다.

= 정치는 사람들이 밥 잘 먹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부족한 점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른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인데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의 교육과정은 한참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모는 구조다. 인성과 협력, 적성을 키워야 하는데 공부중심이 되다보니 행복하지 못한 것이다.

돈보다 생명이 더 가치있게 인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정의로운 일자리전환기본법을 통과시켰고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 이른바 ‘쎈언니’ 강성 이미지가 강할 것 같다. 하지만 겪어본 사람들은 인간적이고 따뜻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성장배경이 궁금하다

= 초등학교때의 기억이다. 아버지가 금남로에 있는 은행에서 500만원을 찾아오라고 했다. 당시 500만원은 엄청 큰 돈이었는데 부모님은 어린 날 믿고 큰 돈을 맡기셨다. 손에 땀이 잡힐 정도로 긴장된 순간이었는데 그때 책임감과 신뢰를 깨닫게 됐다. 부모님은 곧고 바른분이시다. 특히 어머니는 자식들을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했다.

두분 다 든든한 지원군이다. 학생운동을 할때도 말없이 응원해 주신분들이다.

성격은 내성적이다. 어린시절 운동도 잘 못했고 집안도 넉넉하지 못했다. 할 수 있는게 공부밖에 없었다. 눈물도 많고 아이들도 좋아한다. 어린시절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어르신들과도 가깝게 지내고 있다.

강은미 녹색정의당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발의 등 사회적약자를 위한 제도개선에 발품을 팔고 있다.

▷ 얼마전 최강엄마라는 책을 출간했다. 엄마와 주부,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저출산, 돌봄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 아들만 둘이다. 둘째 아들은 엄마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있다. 첫째는 대학 졸업반인데 취업준비에 바쁘다. 저출산 정책은 소득, 노동, 주거 불평등의 문제가 쌓여서 나온 결과물이다. 저출생 원인은 불안정한 고용, 영끌해야 살 수 있는 주거, 장기간 노동, 독박육아 등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 대책은 핵심을 비켜가고 있다. “돈줄테니 알아서 해결하라” 이걸로는 답이 될 수 없다.

우선 노동불평등, 주거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출산휴가와 자동육아휴직제를 법제화하고 아빠도 육아휴직을 보내야 한다. 중소기업 대체인력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 주택마련 부담으로 결혼도 안하고 자녀출산도 포기한다. 공공임대 주택 비중을 20%까지 확충해야 한다.

▷차별화된 승부수가 필요해 보인다. 민주당 양부남 후보를 어떻게 생각하고 승리할 자신은 있는가?

= 광주가 민주당 텃밭인 것은 맞지만 민주당 일당 독식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도 많다. 양 후보는 검사장 출신으로 가산점 20%의 불공정한 경선으로 공천장을 받았다. 이 때문에 비판여론도 상당하다. 특히 변호사 시절 전세사기, 온라인 도박사기 등 반사회적 범제사건을 수임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민주당은 공천과정에서부터 이재명 방탄 논란이 있었다. 그 중심에 검사 출신들이 있다. 사법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유능한 변호사지 국회의원이 아니다. 군부독재를 군인이 종식시키지 않았듯이 검찰독재도 검사정치가 끝낼 수 없다.

▷ 21대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했다. 아직까지도 경제산업계 곳곳에서 처벌유예 등 찬반논쟁이 식지 않고 있는데?

= 50인이하 사업장에 대한 적용유예가 핵심이다. 경영부담 이야기를 하시는데 50인 미만 사업장은 안전보건 전담조직이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둘 필요가 없다. 추가로 드는 비용도 거의 없다.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소 번거로울 수도 있고 비용이 들 수 있지만 생명과 맞바꿀 가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2년간 수많은 중소기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또다시 유예해서 위험에 계속 노출 시킬 수는 없다

광주중앙공원

▷광주중앙공원은 민간공원특례사업으로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추진중이다. 풍암호수와 연계한 국가정원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 중앙공원 1지구의 경우 아파트가 들어서는 개발사업과 공원시설과 원형이 보존되는 공원개발사업이 있다. 광주시가 10곳의 민간특례사업 도시공원 관리를 위한 관리청을 설치하고 전문인력이 포함된 조직구성 등을 조례로 정해 중앙공원을 관리하면 도시공원 지정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 광주복합쇼핑몰 건립이 가시화 되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 중소상공인과 함께 논의한 상생협력방안 강구, 현지법인화, 양질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추가로 상생기금 조성도 가능하다.

구매력에도 한계가 있다보니 인구 141만 광주에 복합쇼핑몰 3개가 들어온다면 모두 망한다. 복합쇼핑몰 법인만 손해면 그만인데 입점한 자영업자가 더 큰 손실을 보는 것이다. 단순하게 쇼핑몰 유치가 지역발전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이 어느정도 인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유통 대기업 입맛대로 좌지우지되는 상권영향평가를 자영업자와 함께 지자체가 실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도 필요하다.

▷ 국립의대, 지역공공의대 신설, 의무복무 등 의대정원 해결방안이 궁금하다.

=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정원확대라는 쟁점만 남아버렸다.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필수 의료분야, 지역의료현장, 공공병원 등에 의사가 확보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핵심은 대신 의사와 정부가 정원문제에만 몰두하고 있다. 극과극 대결로 합의를 보는 시기도 지난 것 같다.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의사들은 일단 환자 곁으로 돌아와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정부도 검찰 수사를 내세우며 압박해서는 안된다.

▷ 권영길과 강기갑 등 영남에선 진보 출신 인물들이 나왔다. 호남에서는 그렇지 못하는데 왜 그런다고 생각하는가?

= 정치적으로 영남과 호남의 가장 큰 차이는 보수텃밭이냐 민주텃밭이냐로 나뉜다. 영남에서 진보정치는 선명성이 부각되고 인물경쟁을 통해 1대1 대결에서 유리하다. 반면 호남에서 진보정치는 민주당과 차별성을 부각하기 어렵고 1대1 구도가 되기도 어렵다.

서구을에서도 진보당 후보가 출마해 진보성향 표까지 분산되고 있다. 민주당 일당독식을 비판하는 표결집에 어려움이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일당독주를 끝낼 마음이 있다면 진보당에서 후보단일화에 적극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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