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이사회]②교수 1명이 3개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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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와 은행들이 감독 당국의 요구에 맞춰 지배구조를 개편했지만, 한정된 인력에 교수 쏠림과 편중된 구성은 여전하다.
오는 3월 주총 때 선임되는 신임 사외이사를 포함해도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이사회에서 교수 비중은 46.8%에 달한다.
이에 감독 당국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사외이사별 위원회 참여 횟수를 제한하고, 복수의 전문성 보유자 선임 시 별도의 사유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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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들 절반 이상이 2개 이상 중복 담당
현실은 '구인난'…자회사 사외이사 활용해야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감독 당국의 요구에 맞춰 지배구조를 개편했지만, 한정된 인력에 교수 쏠림과 편중된 구성은 여전하다.
오는 3월 주총 때 선임되는 신임 사외이사를 포함해도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이사회에서 교수 비중은 46.8%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대부분 업계 전문가로 구성되고 학계 출신은 일부에 불과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사회의 64%가 최고경영자(CEO) 레벨 경력자다.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들도 평균적으로 25.1%는 전현직 CEO 19.7%는 CFO, 학계는 4.3%에 불과하다.
학계 편중은 신한금융과 KB금융에서 두드러진다. 신한금융은 9명의 사외이사 중 과반이 넘는 6명이 교수였으며, KB금융도 7명 중 4명이 교수다. 반면 업계 경력자나 전문가는 약 31%에 그쳤다.
그마저도 경제와 경영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지주 61.8%는 금융·경제·경영 위주로 편중됐다. 4대 지주 이사회에서도 경제·금융·경영 전문가는 22명인데 반해 ESG와 소비자보호 전문가는 4명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회사의 경우 금융 외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다. 씨티그룹의 경우 디지털·보안 3명, ESG 3명, 지배구조 3명, 보수 4명, 글로벌 5명의 전문가가 있다.
이사들의 대부분은 2개 이상 분야를 중복으로 맡았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금융에서 1개 분야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사외이사는 2명에 그쳤으며, 지주별로 절반 이상의 사외이사가 3개 이상 분야를 맡고 있다.
심지어 일부은행에선 1인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도 운영되고 있으며,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선 다수의 위원회가 3인 미만이다.
이사 수가 글로벌 금융회사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쳐 전문인력이 부족한 탓이다. BoA는 13명, 웰스파고 13명, 씨티그룹 14명의 이사를 선임한 데 반해 국내 은행은 5명~6명, 금융지주는 7명~9명의 이사를 선임했을 뿐이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에서는 '충분한 수의 독립된 이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감독 당국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사외이사별 위원회 참여 횟수를 제한하고, 복수의 전문성 보유자 선임 시 별도의 사유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구인난'에 시달리는 금융지주가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자회사의 사외이사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기된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지주의 사외이사는 겸직을 금지하고 있어 기업이 선호하는 전직 CEO나 사회 명망가 등을 확보하는데 지금도 애로가 많다"면서 "은행지주 사외이사의 겸임 제한을 완화하거나 사외이사의 보상수준을 현저히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는 입법 취지나 사회적 통념에 비춰 도입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 자회사 이사회를 없애고 기존의 임원 회의와 별도로 지주 임원 및 자회사 경영진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경영위원회를 완전 자회사에 상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