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소속 아이스클라이머 신운선, 세계대회 제패... '멈추지 않는 탐험' 통했다

김은영 기자 2024. 3. 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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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신운선 선수의 아이스클라이밍 경기 모습. /노스페이스

높은 기술과 체력이 요구되는 스포츠인 아이스클라이밍의 최고 기록이 한국에서 나왔다.

기록의 주인공은 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소속 신운선 선수(43)다. ‘아이스클라이밍 여신’이라 불리는 그는 40대의 나이에도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 선수는 지난 1월 경북 청송에서 열린 ‘2024 국제산악연맹(UIAA)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1차 대회를 시작으로 스위스 사스페와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월드컵 2, 3차 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 최초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시즌 랭킹 1위의 기록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번 시즌에 출전한 국내외 7개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이스클라이밍은 자연적으로 얼어붙은 폭포나 인공적으로 얼린 빙폭을 등반 기술과 도구를 써서 오르는 등반이다. 크램폰 등의 장비를 착용한다는 점에서 암벽등반과 차이가 있다. 높은 기술과 체력이 요구되는 익스트림 스포츠로 전통적으로 유럽과 북미 출신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다.

신 선수는 “경험이 중요한 종목인 만큼 20년간 꾸준히 경기에 참가하며 축적된 경험이 이제서야 빛을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서채현 선수의 스포츠클라이밍 경기 모습. /노스페이스

스포츠에서 40대 나이에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종목의 특성상 체력은 물론 고도의 정신력과 순간적 판단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신 선수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가 됐다. 취미로 암벽 등반을 다니다 겨울이 되어 빙벽 등반을 다녔고, 이후 빙벽의 매력에 빠져들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선수가 되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후 20년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탈 수 있는 빙벽을 모두 찾아다녔다. 스포츠 업계는 그의 행보가 곧 ‘대한민국 아이스클라이밍 역사’라고 평가한다.

소속팀인 ‘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의 안정적 지원으로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도 신 선수가 꼽는 행운이다.

영원아웃도어의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지난 2005년 업계 최초로 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을 창단했다. 이때부터 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소속 선수들은 ‘한국 최초·최고’ 타이틀을 심심치 않게 꿰찼다.

국내 최연소로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하고, 한국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미답봉 초등정에 성공한 대한민국 대표 산악인 김영미 대장(43)이 대표적이다. 김 대장은 지난해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로 ‘남극점 무보급 단독 도달’에 성공했다.

스포츠클라이밍 종목에서도 활약이 눈부시다. 스포츠클라이밍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천종원 선수와 사솔 선수는 남자 리드 부문 및 여자 리드 부문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서채현 선수와 정지민 선수는 올해 열릴 파리올림픽에서 또 한 번의 메달 획득을 목표로 정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23 노스페이스 100 강원’ 100km 부문 우승, ‘2024 홍콩 100′ 33km 우승 등을 차지하는 등 국내 트레일러닝 최강자의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김지섭 선수도 노스페이스의 체계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트레일러닝 대회 중 하나인 ‘노스페이스 100 강원’의 2023년 대회. /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는 UIAA와 대한산악연맹(KAF), 대한민국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팀도 공식 후원하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역대 최장기 후원사로, 2014년 이후 모든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이 노스페이스가 제공한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입고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앞두고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최고 등급(Tier1)의 후원사로 나서기도 했다.

국민의 건강한 아웃도어·스포츠 활동을 늘리고 비인기 종목의 저변 확대를 위해 국내 대표 트레일러닝 경기인 ‘노스페이스 100 강원’과 ‘노스페이스컵 스포츠클라이밍 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이들 대회는 지난해 각각 5번째, 27번째를 맞았다.

스포츠 업계에서는 청송이 전 세계 아이스클라이머들의 메카가 되는 데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신 선수는 “2026년 올림픽에 아이스클라이밍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아 2030년 올림픽을 기약해야 한다”면서도 “50살이 넘어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딴다면 스스로의 한계에도 도전하는 것을 넘어 다른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일이 될 것 같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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