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간격으로 배수로·저수지서 잇단 여성 시신… 광교 뒤숭숭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이달 여성 시신이 잇따라 발견돼 지역 분위기가 뒤숭숭했으나, 경찰 수사에서 범죄 정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원천저수지 20대 여성 사망 사건’을 단순 변사 사건으로 보고 내사 종결할 예정이다.
20대 여성 A씨는 지난 11일 오전 10시 48분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원천저수지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저수지에 아이로 추정되는 형체가 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소방당국에 공동대응을 요청한 뒤 현장으로 출동해 A 씨 시신을 수습했다.
A씨 시신에서 외상 등 타살 정황은 없었으며 주변에서 유서나 소지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이 CCTV 등을 통해 사건 경위를 분석했다. 그 결과, A씨는 사건 당일 수원시 권선구 소재 주거지에서 나와 홀로 원천저수지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오전 10시쯤 원천저수지 인근 벤치에 앉아 주변을 살피다 물에 뛰어든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당시 A씨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사인이 익사로 나타난 점 등에 비춰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오후 2시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의 한 도로변 배수로에서 나체 상태로 웅크린 여성의 시신이 안전점검을 하던 공무원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범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나섰지만, 현장에서 특별한 타살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이 CCTV를 추적한 결과, 50대 여성인 B씨는 지난달 13일 오후 6시쯤 홀로 수원 팔달구 소재 여관에서 나와 배회하다 외투를 거리에 벗어놓은 채 다음날 오전 2시쯤 사건 장소까지 혼자 걸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배수로로 이동한 뒤 B씨의 움직임은 더 이상 포착되지 않았으며, 제3자가 사건 장소에 드나든 정황도 찾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후 20여일이 지나 B씨는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B씨는 지적 장애가 있으며 여관에서 홀로 장기 투숙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특별한 외상은 없으며, 저체온사 가능성은 있지만 단정지을 순 없다”는 취지의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저체온증의 경우 뇌의 체온조절 중추 기능이 떨어져 무의식으로 옷을 벗는 이상탈의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경찰은 B씨가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달 들어 닷새 만에 두 차례 변사 사건이 발생하자, 광교 지역 커뮤니티에는 “호수 공원 자주 가는데 산책하기 무섭다” “연이어 무슨 일이냐” 등의 범죄를 불안해하는 반응이 여럿 올라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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