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만원 내세요”…식당에서 ‘예약 보증금’ 받는 미국

식당 예약 보증금 10~50달러
미슐랭 식당은 288달러…뒤늦게 취소 땐 고스란히 날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예약 때 보증금을 받는 식당이 늘고 있다. 이들 식당에서는 예약시간에 임박해 취소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각) 미국 식당 앱 ‘레지(Resy)’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1월 미국 식당의 17%가 예약 시 손님에게 보증금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월의 13%, 2019년 1월의 4%보다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예약 보증금을 받는 식당들은 대도시에 많았다. 뉴욕의 경우 전체 식당의 25%가 예약 보증금을 받고 있었다. 이 식당들은 대부분 예약시간에 임박해 취소하거나 나타나지 않는 일명 ‘노쇼(no-show)’가 발생하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 

예약 보증금은 보통 10달러(한화 약 1만3000원)에서 50달러(약 6만5000원)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식당일수록 금액이 높았고, 미슐랭 스타를 받은 유명 식당의 경우 100달러(약13만원)가 훌쩍 넘었다. 맨해튼 최고의 프랑스 식당으로 꼽히는 ‘장조지’의 보증금은 288달러(약 38만원)다. 

식당들이 예약 보증금을 받는 것은 예약시간에 임박해 취소되면 손님을 새로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약 보증금 제도를 시행한 이후 취소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게 식당들의 평가다.

반면 손님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예상치 못한 일로 예약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보통 예약 하루 전까지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예약 당일 아프거나 불가피한 일이 생기면 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릴 수밖에 없어서다. 

식당들이 예약 보증금을 부과하는 현상은 스마트폰 예약 앱이 일반화되면서 더욱 확산됐다. ‘레지’나 ‘오픈테이블’ 등 식당 예약 앱에는 예약 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게 돼 있어 보증금 부과 절차가 간단하다.

우리나라도 최근 예약 보증금을 받는 식당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으로 외식업에서 예약 보증금이 총 이용금액의 10%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