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의 연애는 죄입니까? '헤이트 팬덤'의 그림자 [이슈&톡]

김지현 기자 2024. 3. 15. 14: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팬덤(fandom)은 모든 시장에 존재하는 소비 집단이지만, 연예 시장에서 이들은 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선 많이 놀라게 해 드려 죄송하고 또 많이 놀랐을 마이(공식 팬덤명)들에게 조심스러운 마음이라 늦어졌어요. 그동안 저를 응원해 준 마이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그리고 우리가 같이 나눈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속상해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그 마음을 저도 너무 알기 때문에 더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혹여나 다시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무릅쓰고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데뷔한 순간부터 저에게 가장 따뜻한 겨울을 선물해 준 팬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마이들이 상처받은 부분 앞으로 잘 메워나가고 싶어요. 마이들에게 항상 진심이었고 지금도 저한테는 정말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이에요."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팬덤(fandom)은 모든 시장에 존재하는 소비 집단이지만, 연예 시장에서 이들은 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불가침적인 영역·영지를 뜻하는 돔(덤, dom)에 광신적(fanatic) 성향을 지닌 팬(fan)들이 모였다. 엔터 시장은 이 팬덤을 대상으로 여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기에 팬덤의 요구를 신속, 정확히 분석하는 일이 우선시 된다.

팬덤의 영역, dom의 크기가 커질수록 팬덤은 세력화 되고, 권력화 되는데 이는 특히 K-팝 팬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들은 자신들의 소비가 아티스트의 입지를 넘어 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소비 지향적 집단이다. 팬덤은 음원, 음반, 뮤직비디오 카운트에 총공을 퍼붓고, 내로라하는 기획사들은 팬 매니저까지 두며 팬덤을 관리한다.

팬덤의 목적은 자신의 스타가 가장 빛나는 것에 있기에 폐쇄적 성향을 띌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한 건 이들의 폐쇄성이 자신의 스타에게로 향하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카리나., 팬이 너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하니? 왜 팬을 배신하기로 선택했습니까?. 직접 사과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거에요.
최근 배우 이재욱과 열애를 인정한 에스파 카리나에게 보내진 중국 팬덤의 메시지다. 메시지 보다 협박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SM 사옥 앞에 세워진 이 시위 트럭에 적힌 글귀는 ‘일부 극성팬의 소란’으로 치부하기엔 지나치게 폭력적이라 우려스럽다. 더 우려되는 건 단순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게 최선이었을 이 퍼포먼스에 아티스트가 실제로 움직였다는 사실에 있다. 카리나는 이재욱과의 열애가 논란(?)이 되자,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긴 자필 편지를 남겼다.


"우선 많이 놀라게 해 드려 죄송하고 또 많이 놀랐을 마이(공식 팬덤명)들에게 조심스러운 마음이라 늦어졌어요. 그동안 저를 응원해 준 마이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그리고 우리가 같이 나눈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속상해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그 마음을 저도 너무 알기 때문에 더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혹여나 다시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무릅쓰고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데뷔한 순간부터 저에게 가장 따뜻한 겨울을 선물해 준 팬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마이들이 상처받은 부분 앞으로 잘 메워나가고 싶어요. 마이들에게 항상 진심이었고 지금도 저한테는 정말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이에요."

이 웃지 못할 사과문은 한국 연예계 내 아이돌의 인권, 특히 연애, 성과 관련된 걸그룹 멤버들의 권리가 얼마나 빈약하고 초라한지 보여준다. 이재욱과 카리나의 열애가 마치 논란이라도 되는 마냥 각종 보도가 쏟아진 후 SM의 주가가 하락했다는 사실 또한 K-팝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준다.

에스파의 모든 팬덤이 같은 생각을 가진 건 아니겠지만, 이번 열애설에 '보이콧' 움직임을 보인 팬들은 카리나가 자신에게 어떤 실망감을 안겨줬고, 어떤 상처를 준 것인지 보편 타당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소속 아티스트의 열애를 리스크로 받아들이고 움직인 투자자들의 태도도 아쉽다.

이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헤이트 팬덤 현상은 아이돌에 비해 비교적 공개 열애에 자유로웠던 배우들에게도 작용하고 있다. 금일(15일) 열애설에 휩싸인 한소희, 류준열을 두고 일부 커뮤니티 팬덤이 "이 커플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타인(스타)의 연애와 사랑을 반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는 가치 판단은 기준과 근거는 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내 뒷바라지로 키운 나의 스타가 유리상자 안에 갇혀 팬들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길 바란다면 그는 더 이상 아티스트도 스타도 아니다. 꼭두각시일 뿐.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