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 수술 이야기 ③ 종종 수술실은 ⟨동물의 왕국⟩이 된다

정신영 2024. 3. 1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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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닥은 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 유형곤 원장과 함께 망막변성으로 인한 실명 예방 문제뿐 아니라, 백세시대 건강하게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매주 소개합니다.

따라서 백내장이나 망막 수술은 우주처럼 복잡한 눈 속에 생긴 병을 고치는 섬세한 작업입니다.

종종 수술실은 ⟨동물의 왕국⟩이 된다 1970년 처음 TV에 나온 ⟨동물의 왕국⟩은 지금도 방영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다큐멘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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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닥은 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 유형곤 원장과 함께 망막변성으로 인한 실명 예방 문제뿐 아니라, 백세시대 건강하게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매주 소개합니다.

안과 전문의 유형곤 원장ㅣ출처: 하이닥

흔히 눈 속을 우주와 비교하곤 합니다. 광활한 우주에는 없는 것이 없습니다. 작아 보이는 눈도 그 속에 우리 몸을 이루는 신경, 혈관, 분비샘, 심지어 근육까지 모든 종류의 세포가 있습니다. 따라서 백내장이나 망막 수술은 우주처럼 복잡한 눈 속에 생긴 병을 고치는 섬세한 작업입니다.

실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눈 수술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 대한 성찰도 같이 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종종 수술실은 ⟨동물의 왕국⟩이 된다

1970년 처음 TV에 나온 ⟨동물의 왕국⟩은 지금도 방영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다큐멘터리이다. 다른 프로그램들과 달리 ⟨동물의 왕국⟩의 주인공들은 대사가 없다. 말을 하지 않아도 보는 우리는 그들의 생각과 의도를 어느 드라마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하려는지 전체적인 상황에 더 몰입해서 보게 된다. 의사소통에 말이 꼭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술실은 환자의 수술을 위한 공간이다. 집도하는 의사와 스크럽, 설비를 관리하고 환자를 안내하는 인력까지 여러 명이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협업을 한다. 하늘안과 망막센터를 만들어 망막 수술을 처음 할 때는 이러한 보조 인력 한 명 한 명에 대하여 역할을 미리 정해주었다. 수술 중에도 상황마다 필요한 물품을 달라고 하거나 커팅 등 스크럽이 해야 하는 일을 지시해야 했다. 집도의로서 손뿐만 아니라 입으로도 계속 일을 한 셈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점점 수술실이 조용해졌다. 보조 인력 사이에도 처음에는 서로 말이 많았는데 언제부턴가 말없이 각자의 역할을 부지런히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연히 수술 준비 시간이 단축되었다. 수술 진행에 따라 기구를 바꿔야 하는데 그럴 때도 스크럽이 적절한 기구를 알아서 건네주고, 커팅 할 때가 되면 가위를 들고 알아서 커팅을 하였다. 물 흐르듯 정해진 대로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말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말을 많이 해야 했던 처음 수술실 세팅 때보다 우리는 서로 더 잘 이해하고 소통하게 되었다. 마치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 스크럽 : 수술 집도의를 도와주는 인력
▪ 커 팅 : 수술 중 꿰맨 실의 불필요한 끝부분을 잘라서 제거하는 일. 집도의가 실을 들면 스크럽이 가위로 자른다

글 = 유형곤 원장(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하늘안과 망막센터장)

[한국망막변성협회 '유형곤의 시투게더(Seetogether, Sitogether)' 칼럼]

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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