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한국행 비행기 타기 전 아내 실물 공개, 서울시리즈 흥행 블랙홀

김태우 기자 2024. 3. 1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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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 쇼헤이가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아내와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오타니 결혼에 대한 모든 의문점이 풀렸다. ⓒ 다저스 SNS
▲ 오타니는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 개막 2차전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 ⓒ 오타니 쇼헤이 SNS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스프링트레이닝 본격 시작을 앞두고 깜짝 결혼을 발표해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이번에는 한국행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베일에 싸여 있던 아내를 직접 공개해 다시 화제를 모았다. 언론들의 발표에 앞서 자기 주도적으로 이번 이슈를 끌고 가며 잡음의 여지를 최대한 제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타니는 이제 공식적인 ‘유부남’으로 서울 땅을 밟는다. 서울시리즈 내내 오타니의 이름이 화제로 떠오를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는 3월 20일과 21일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다저스 선수단은 15일(한국시간)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출발했다. 15일 새벽 서울에 도착한 샌디에이고 선수단에 이어 다저스 선수단까지 15일 오후 도착함에 따라 서울시리즈 흥행에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팔꿈치 수술 재활 탓에 이번 서울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있었던 오타니는 스프링트레이닝 시작부터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더니 좋은 타격감과 함께 동료들과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월드투어는 선수들만 오는 게 아니다. 선수들의 가족 또한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의 가족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별도로 진행하는 도시 투어 프로그램 등에 참가해 이번 시리즈를 간접적으로 홍보하게 된다. 다저스 선수들도 이번 서울시리즈에 아내 혹은 여자친구를 대동하고 온다. 다저스 구단도 출국 전 선수들과 동행하는 일행들의 사진을 공개했는데, 오타니도 그간 실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던 아내를 드디어 공개했다.

오타니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앞서 자신이 직접 SNS에 공식 발표를 하며 이슈를 주도하고,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을 방지한다. 실제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단일 계약 기준 전 세계 스포츠 최대 계약을 할 당시에도 SNS로 먼저 발표하며 언론의 특종을 막았다. 결혼 소식 또한 먼저 SNS로 알렸고, 아내 공개도 마찬가지였다.

사진에 나온 인물은 일본 언론의 대체적인 예상대로 전 농구 선수 출신인 다나카 마미코가 맞았다. 오타니는 결혼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 당시 아내가 일본인이고, 평범한 사람이라고만 밝혔다. 구체적인 신분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지나친 억측은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오타니는 원래 더 빨리 결혼 소식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서류상 문제가 있었고 지금은 모든 문제가 해결된 채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에도 아내가 미국에 들어와 내조를 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일본 언론이 다나카를 오타니의 배우자로 지목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었다. 오타니는 2023년 시즌 당시 자신의 31호 홈런을 기록한 뒤 홈런공을 돌려받으려고 했다. 평소 오타니는 홈런공에 대한 의미를 잘 부여하지 않고, 그간 회수에 대한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준 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홈런공을 돌려받으려고 했는데 당시 공을 잡은 팬이 아이였다는 이유로 이를 포기한 바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오타니가 하필 ‘31호 홈런’에 의미를 부여한 이유로 등번호를 뽑았다. 오타니는 17번, 그리고 오타니의 당시 여자 친구였던 다나카는 현역 시절 14번을 달고 활약했다. 두 사람의 등번호를 합치면 31이다. 그래서 일본 언론들은 지금까지 오타니의 배우자가 다나카라는 추측을 했고, 정황상 이것이 기정사실화된 바 있다. 그럼에도 오타니는 지금까지 한 번도 공식적인 언급을 한 적이 없는데, 15일에는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비행기에 동승해야 하기 때문에 구단 및 동료들, 그리고 미디어에 노출이 될 수밖에 없었고, 이에 오타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선제적인 공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시리즈에 참가하는 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의 SNS에 손가락 하트 포즈를 한 사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오타니 쇼헤이 SNS
▲ 오타니는 시범경기 맹활약으로 서울시리즈에 갈 준비가 됐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연합뉴스/AP통신

이처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오타니의 결혼은 15일 오타니가 직접 배우자를 공개하면서 기나긴 추측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오타니는 지난 2월 29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서 결혼 소식을 밝혀 수많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간 결혼 적령기가 됐음에도 아직 결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특별한 열애설 등은 없었기 때문이다. 오타니정도의 슈퍼스타가 비밀리에 연애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파파라치조차도 밝히지 못한 극비 연애였다.

오타니는 영문과 일어로 모두 올린 게시글에서 “항상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오늘 여러분들에게 결혼 소식을 전해드리게 됐다. 새로운 팀과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지만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서로를 응원하고, 팬 여러분들과 함께 걸어가고자 한다. 아직 미숙한 점도 많겠지만 따뜻하게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결혼을 공식화했다.

오타니는 다음 날 곧바로 다저스의 스프링트레이닝이 열리고 있는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취재진을 만나 결혼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다. 오타니는 현지 언론을 상대로 “배우자는 일본인이다. 매우 보통 사람이다”고 소개하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처음 만난 지는 3~4년 정도 됐다”고 교제 기간을 대략적으로 밝혔다. 3~4년 전 처음으로 만난 뒤 이후 사랑을 키운 것으로 해석됐다.

‘약혼이 (다저스 이적) FA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 그녀도 내 의견을 존중해줬고, 야구와는 별개였다. 그것과 상관없이 내가 어디서 야구를 하고 싶었는지가 최우선순위였다”고 대답했다. 오프시즌도 있었는데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된 뒤 결혼을 밝힌 이유에 대해서는 “내 자신에게도 그렇고 다른 모든 것을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발표하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했다”면서 “시기적으로 더 빨리 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지만 서류 등 여러 가지 정리해야 할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관계로 조금 지연돼서 오늘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내가 공개를) 안 하면 시끄러울 것 같았다. 오늘 우선 여기서 발표하고 야구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까지는 실명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것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라고 할까, 어느 하나가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맞았다”고 아내를 자랑했다.

오타니의 자녀 계획도 화제를 모았다.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고교 3학년 시절 오타니의 인생 계획표 때문이다. 오타니의 계획표에 따르면 결혼은 26살이었다. 결혼을 해 아이 셋, 구체적으로 2남 1녀를 갖는 게 목표였다. 오타니는 26세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과 결혼을 하고, 28세에 장남이 탄생하며, 31세에 장녀, 그리고 33세에 차남을 보는 계획을 당시 계획표에 넣었다. 오타니는 이런 질문을 의식한 듯 “물론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별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웃어 넘겼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일본프로야구 시절부터 현대 야구에서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투‧타 겸업을 집요하게 추진해 지금 위치에 올랐다. 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잠시 그 뜻을 접어야 했지만, 정상적으로 마운드 위에 오른 2021년부터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대업을 세우며 이제는 메이저리그는 물론 전 세계 스포츠를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로 떠올랐다.

▲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역대급 계약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는 모든 게 다 화제를 모으고 있다
▲ 무키 베츠와 테이블세터를 이뤄 개막전 2번 지명타자 출전이 유력한 오타니 쇼헤이(오른쪽)

오타니는 서울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시범경기 8경기에 나가 타율 0.500(22타수 11안타), 출루율 0.577, 장타율 0.909, OPS(출루율+장타율) 1.486, 2홈런, 9타점, 5득점을 기록하는 등 대활약을 펼쳐 다저스의 기대치를 부풀리고 있다. 그런 오타니의 역사적인 다저스 데뷔전이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고, 서울시리즈는 오타니의 존재만으로도 환히 빛나고 있다.

오타니는 공식 일정상으로 한국을 두 번째로 경험한다. 지난 2012년 서울에서 열린 18세 이하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 일본 대표로 참가한 적이 있고, 한국전에도 선발 등판한 경험이 있다. 2012년 9월 8일 당시 한일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2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한국 선발 이건욱(현 SSG)의 역투에 일본 타선이 밀리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12년 만의 한국 방문인데, 당시와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편 오타니와 다저스는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적응 훈련을 한 뒤, 17일은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 경기를 한다. 18일은 팀 코리아와 연습 경기 일정이 잡혀있다. 19일 하루를 쉬고 20일과 21일 고척돔에서 샌디에이고와 개막 2연전을 갖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테오스테 에르난데스 등을 영입하며 역대급 스쿼드를 꾸렸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오타니 외에도 다저스 자체가 큰 화제를 모을 가능성이 있다. 다저스는 20일 1차전에 타일러 글래스나우, 21일 2차전에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선발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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