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한주 새 논란된 발언만 10개…당내서도 ‘선당후사’ 요구
與 내부 “다른 후보들에 피해” 결단 촉구…윤재옥 “선거에 영향”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받던 정우택 의원과 '5·18 폄훼 발언을 한 도태우 후보의 공천을 연이어 취소하면서, 과거 막말 논란에 휩싸인 부산 수영구 장예찬 후보의 거취에도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난교'부터 시작해 지난 일주일 사이 장 후보의 과거 발언 10여개가 논란을 일으키면서 당내서도 수도권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장 후보의 2014년 이른바 '난교' 발언이 공론화된 이후 15일까지 일주일 동안 각종 언론을 통해 그의 SNS속 문제적 발언들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시사저널이 파악한 보도 발언들만 해도 '난교' '동물병원 폭파' '서울시민 발톱의 때' '애마부인' '대학생 책값' '대마초' '애마부인' '차량 스티커' '부산시민 비하' '웹소설 논란' '남성 룸살롱' 등 최소 10개에 이른다.
장 후보는 2014년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남녀 가리지 않고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한테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을 보인다면 프로로서 존경하는 사회가 좀 더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적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사무실 1층 동물병원 폭파시키고 싶다. 난 식용을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사라졌으면 좋겠음"(2012년), "(서울시민들의) 시민의식과 교양 수준이 일본인의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2012년), "한국 드라마의 수준이 쌍팔년도 에로물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건 시청자의 수준이 애마부인에 머물러 있기 때문"(2013년), "전공 서적,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2013년), "강변에 세워진 예쁜 배가 사실은 대마초를 파는 가게라는 반전이 유럽의 여러 나라 중에서도 네덜란드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2014년) 등 그의 발언이 연이어 논란을 일으켰다. 2015년엔 '아이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 사진과 함께 "지능, 예의, 미적 감각. 뭐 하나라도 멀쩡한 게 없는 종합적 함량 미달임을 증명하는 스티커"라고 적기도 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출마한 부산을 비하하는 과거 발언이 공개돼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15년 "부산이 좋다. 고막에 내리꽂히는 사투리 '오빠야', 교양 없고 거친 사람들…"이라는 글을 올리며 비꼬았다. 과거 '묘재'라는 필명으로 일부 여성 연예인을 '성적 대상화'로 희화화한 듯한 내용의 웹소설을 쓴 사실도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에 이어 또 한 번 소환되고 있다.
이날엔 그가 2012년 한 기독교 단체의 후원활동에 후원을 독려하며 남성과 여성을 향해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한 사실이 추가로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장 후보는 해당 후원단체 링크를 첨부한 후 "조금 더 당당하게 헛돈을 쓰기 위하여 추가 후원을 결심했다"며 "남자들은 룸(룸살롱) 두 번 갈 거 한 번만 가면 몇 명을 후원할 수 있는 거냐. 여자들은 백 좀 작작 사시고"라고 적었다.
계속되는 논란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그를 향한 사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 후보 건이 국민의힘 총선 판세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선당후사' 자세를 촉구하는 것이다.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용감무쌍한 건지 무모한 건지 사리분별력이 없는 건지. 참 기가 막힐 지경"이라며 "결국 그런 행태 때문에 국민의힘 다른 후보들한테도 피해를 주는 거 아니냐"며 "자꾸 사과했다면서 이런저런 핑계 대고 변명할 게 아니라 스스로 빨리 결정해야 한다. 당에서도 엄중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자진 사퇴 또는 공천 취소를 에둘러 주문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후보 역시 이날 MBC 라디오에서 장 후보를 비롯해 '일제강점기' 관련 망언 논란이 일고 있는 조수연 후보에 대해 "공천이라고 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되는 것이고 그 두 분에 대한 그 말 자체가 국민들의 눈높이를 충분히 맞추지 못하고 있다면 지도부 역시도 엄중하게 보고 조치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수도권 선거를 굉장히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도 신중이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 내용이나 문제적인 지점, 그것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에 대한 후보의 입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문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사과문 내용과 추가 보도들에 대한 후보자의 사과나 입장까지 아울러 고려하겠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장 후보 공천 취소 가능성'에 관한 물음에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발언 시점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 있으면 결정할 것"이라고며 "어쨌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들이 선거에 또 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당내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자 장 후보는 이날 SNS에 "다시금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정치와 사회에 대해 불만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 20대였으나 정제된 표현으로 자신을 다듬을 줄 몰랐다"며 "당시 페이스북글을 가까운 친구가 아닌 사람들이 보게 될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0대 초중반 시절의 제 언행이 너무 부끄럽고 죄송스럽다. 아무리 어렸을 때라도 더 신중하고 성숙했으면 어땠을까 10번 100번 후회하고 있다"며 "철없는 20대 시절을 거울삼아 철저하게 낮은 자세로 신중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12일에도 "비록 10년 전 26세 때고, 방송이나 정치를 하기 전이라고 해도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조심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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