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코트 습격한 벌떼들, 코트에서 알카라스 보다 인기 많았던 맨몸 ‘벌 전문가’ 화제

이정호 기자 2024. 3. 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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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레스 SNS에 올라온 랜스 데이비스. SNS 캡처



알카라스 SNS 캡처



테니스 코트에 벌떼들이 습격했다. 몰려든 벌들의 공격에 선수들과 볼키즈가 실내로 급히 대피했고, 관중석에서도 벌떼를 쫓아내려고 때아닌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949만5555달러)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와 알렉산더 츠베레프(6위·독일)의 8강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다.

1세트 게임스코어 1-1에서 알카레스가 주위로 몰려든 벌들이 등장했다. 벌들을 떼어내려던 알카라스는 이마 쪽을 쏘이기도 했다. 코트 위 스파이터캠에는 대규모 벌들이 달라붙었다.

곧바로 벌 퇴치에 나선 지역 양봉 전문가 랜스 데이비스가 스타가 됐다. 보호 장구 없이 벌들과 마주한 데이비스는 진공청소기를 사용해 스파이더캠에 붙은 벌들을 청소했다. 그리고 관중석에 날아다니는 벌들까지 처리했다. 거의 두 시간이 걸린 작업 시간 동안 경기장에서는 ‘저기 나의 영웅이 지나가네(There Goes My Hero)’는 음악도 나왔다. 데이비스와 셀카를 찍으려는 팬들도 몰렸고, 큰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알카라스는 자신에게 벌들이 몰릴 것에 우려했지만 경기는 재개됐다. 알카라스는 츠베레프를 2-0(6-3 6-1)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알카라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트에 벌들이 침공한 것을 이제껏 경험했다”고 적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4강에 올랐다는 것”이라며 기뻐했다.

4강에서 알카라스와 얀니크 신네르(3위·이탈리아)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알카라스는 2022년 US오픈과 지난해 윔블던 단식 정상에 올랐고, 신네르는 올해 호주오픈을 제패한 선수다. 나이는 2001년생 신네르가 2살 많으며 성인 무대 상대 전적은 4승 3패로 신네르가 근소한 우위다. 지난해 이 대회 4강에서도 둘이 만나 알카라스가 2-0(7-6<7-4> 6-3)으로 이긴 뒤 우승까지 차지했으며 이후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모두 신네르가 승리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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