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 둔화 흐름 주춤…건설투자 부진”
농산물값 뛰며 상승세 다시 확대 조짐
건설수주액은 1년 만에 ‘반토막’으로
정부가 그간 둔화 흐름을 이어오던 물가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수출과 생산은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내수 침체는 계속되는 등 경제 부문에 따라 회복 속도가 차이가 난다는 기존 진단을 재확인했다. 특히 건설투자 등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발간하고 이 같이 밝혔다. 기재부는 이날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둔화 흐름이 다소 주춤했다”며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 경기 회복 흐름과 고용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민간소비 둔화·건설투자 부진 등 경제 부문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근 과일 등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이번달에는 상승세가 다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오르고 과일·채소 등 농축산물 가격이 전월보다 크게 뛰면서 1년 전에 비해 3.1% 상승, 상승 폭이 한달 새 더 커졌다.
정부는 수출과 내수 흐름이 엇갈리는 점은 한달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이 포함된 광공업 생산은 최신 집계치인 1월 기준 전월 대비 1.3% 감소했으나 정부는 지난해 4분기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생산량이 크게 늘었던 것에 대한 기저 효과로 1월에 일시적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봤다. 광공업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하면 12.9% 늘어났다.
반면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 1월보다 한달 사이 0.8% 늘었다. 정부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 S24가 새로 출시돼 관련 소비가 반짝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소매판매액도 1년 전과 비교하면 3.4% 줄었다.
건설 경기는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추세다. 지난 1월 건설수주액은 1년 전에 비해 53.6% 감소하는 등 반토막이 났다. 정부는 이번달 ‘건설투자가 부진하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 ‘건설투자 부진이 우려된다’고 썼다가 지난달엔 ‘건설 투자 부진이 가시화됐다’고만 했다. 이달 들어 건설경기 부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정부는 대외 경제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IT 업황 개선 및 세계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으나 러-우크라 전쟁, 중동지역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소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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