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틱톡 금지법'과 중국의 '만리방화벽'[베이징노트]
개인정보 유출 증거는 못 찾아…中 "이유 없이 탄압" 반발
中 역시 '만리방화벽' 세워 유튜브 등 외국 플랫폼 원천 차단
대선 앞두고 정치인이 틱톡 퇴출 주도…美 플랫폼 반사이익
체제유지에 활용되는 만리방화벽…中 플랫폼 독점기회 제공
자국 이익, 정치인.기업 이해관계 얽히고설킨 '도긴개긴' 싸움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보다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숏폼 플랫폼 '틱톡'이 미중 갈등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개인정보 중국 유출 가능성" 틱톡 금지법 美 하원 통과
미국 하원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인 1억 7천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시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 8일 만에 압도적인 다수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이 최종 발효되면 틱톡의 미국 사업권은 6개월 내 매각돼야 하고, 이에 실패할 경우 구글이나 애플 등은 앱스토어에서 틱톡 서비스 제공이 금지된다.
틱톡은 미국에 법인이 설립돼 있고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중국 빅테크 기업인 바이트댄스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중국산 플랫폼으로 분류된다.
특히, 바이트댄스를 비롯한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중국 당국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틱톡이 수집한 방대한 개인정보가 중국 측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게 미국의 주장이다.
이에따라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틱톡을 통해 중국 스파이들이 미국인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하거나 온라인에서 정치적 선동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며 틱톡을 압박해 왔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2월 바이트댄스 직원들이 미국 포브스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자의 사용자 계정 데이터에 접근했다가 해고된 사실이 전해지며 이런 우려가 일부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中 "증거도 없이 기업 탄압" 반발하지만…만리방화벽은?
다만, 미국의 정보기관이나 수사기관들도 틱톡이 수집한 정보가 중국에 대량으로 넘어가거나 중국이 틱톡에 영향력을 행사한 증거는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틱톡 금지법 통과에 강하게 반발할 수 있는 이유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문제는 바로 틱톡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증거를 끝까지 찾지 못해놓고, 국가 역량을 남용해 기업을 이유 없이 탄압하는 데 있다"고 미국을 맹비난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중국의 반발도 이해가 된다. 증거도 없이 우려만으로 특정 기업을 매각하라는 법안까지는 통과시키는 것은 분명 과도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중국은?"이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실제로 이날 브리핑에는 "중국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은 본질적으로 미국이 틱톡을 금지한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해당 질문에 왕 대변인은 "우리는 외국의 각 플랫폼과 서비스가 중국의 법률·법규를 준수한다는 기초 위에서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일관되게 환영해왔다"고 답했다.
하지만 왕 대변인의 대답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별로 없을 것 같다. 중국은 소위 '만리방화벽'이라는 온라인 감시·검열 시스템을 통해 미국을 비롯해 외국의 각종 플랫폼 접근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톡 등의 플랫폼도 역시 중국에서는 차단돼 가상사설망(VPN)을 통한 우회 접속만 가능한 실정이다.
자국 정치·경제적 이득과 직결된 '도긴개긴' 싸움
따지고 보면 미국이 틱톡을 금지하고 중국이 만리방화벽을 세운 것은 공정과 정의의 문제라기 보다는 모두 자국의 정치·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다. 여기다 정치 지도자들과 기업들의 이해관계도 엮여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미국은 정치인들이 주도해 틱톡의 퇴출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 틱톡이 사라지면 막대한 이득을 얻을 곳은 페이스북과 X(구 트위터) 등 미국산 플랫폼들이다.
그런데 지난 2020년 틱톡 퇴출에 앞장섰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갑자기 입장을 바꿔 틱톡 퇴출에 반대했다. 자신과 대립각을 세워온 페이스북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 복잡한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만리방화벽을 통해 14억 인구가 뿜어내는 다양한 의견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며 체제 유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동시에 외국의 유력 플랫폼을 중국인들이 이용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자국 플랫폼을 키울 시간을 벌었다. 그 결과 바이두와 웨이보, 위쳇 등 중국 플랫폼들은 경쟁자 없이 거대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다.
틱톡을 놓고 벌이는 양국의 갈등이 사실 '도긴개긴'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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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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