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알리 공식조사… 유해·짝퉁 판매 혐의

■ 전자상거래업체 첫 DSA 조사
가짜 의약품·건강보조식품 판매
음란물 접근 차단 조치도 미흡
인플루언서 유해제품 유통 방치
위반결론땐 매출 최대 6% 과징금

유럽연합(EU)이 가품·위해식품·음란상품 등 판매로 논란을 빚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해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혐의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EU가 DSA를 시행한 뒤 X와 틱톡에 이어 세 번째 조사 대상이 됐으며, 전자상거래 업체로는 첫 번째다.

EU 집행위원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알리익스프레스가 제출한 위험평가 보고서 및 투명성 보고서, 위원회 요청 관련 답변서 등을 검토한 결과 알리익스프레스의 DSA 규정 위반이 의심돼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알리익스프레스가 가짜 의약품·건강보조식품 등 소비자 건강을 위협하는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약관을 온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미성년자의 음란물 자료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가 미흡한 점, 불법 콘텐츠를 방지하려는 조처가 부족한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집행위는 이 밖에 알리익스프레스는 SNS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입점 업체 제품을 홍보 및 판매하는 ‘제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이 경로를 통해 불법·유해 제품이 유통되는 것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소비자 분쟁 조정시스템 구축, 입점 업체 추적·관리, 광고 관리 품질 등 여러 방면에서 DSA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는지도 조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EU 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해 4월 기준 1억430만 명이다. DSA에 따라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으로 지정돼 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EU에서 1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소비자 건강과 미성년자 위협 상품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오늘 시작되는 조사를 통해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SA는 특정 인종이나 성별, 종교에 대해 편파적인 발언이나 테러, 아동 성 학대 등과 연관된 콘텐츠의 유포를 막기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시행됐다. DSA를 위반한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한편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이날 미성년자들을 유해 콘텐츠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며 틱톡에 1000만 유로(약 144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AGCM은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10대들이 자기 뺨을 꼬집어 멍을 만드는 ‘프렌치 흉터 챌린지’가 틱톡을 통해 유행하자 틱톡이 자해 행위를 선동하는 유해 콘텐츠를 방치했는지 조사를 벌여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