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에 추가투자?… ‘보조금 확대’ 막판협상

■ ‘미국 반도체 보조금 60억달러 이상 확보’전망
삼성, 텍사스주 공장 건설 외에
추가 생산기지 건립도 나설 듯
연말 파운드리 양산 준비 착착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시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미국 반도체법(칩스법)에 따라 보조금 60억 달러(약 7조9620억 원) 이상을 지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효과와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조금 지급이 확정되는 대로 미국 텍사스 공장 건설 이외에 미국 내 추가 생산기지 건립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1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언론 보도대로 60억 달러라면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조금은 5∼15% 사이에서 주게 돼 있고, 여기에 세액공제 25%를 더하면 최대 40%인데 60억 달러면 170억 달러의 35%”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22조5800억 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하지만 인건비 등 현지 물가가 상승한 데다 보조금을 늘리기 위해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실제 투자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보조금 규모를 늘리기 위한 막판 협상을 미국 정부와 진행 중이다.

현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꾸린 보조금 규모는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인텔이 가장 많은 지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파운드리(위탁 생산) 시장 1강인 대만 TSMC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와의 보조금 협상이 지연되면서 공장 가동 일정을 늦춘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올해 말로 예정된 북미 신규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의 양산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TSMC에도 반도체 보조금 50억 달러(6조6400억 원) 이상이 예상된다. 미국의 인텔은 100억 달러 이상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관측대로라면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지급하는 반도체 보조금이 TSMC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앞서 자국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스에 15억 달러(1조9900억 원),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에 9000만 달러, 미군 전투기용 반도체를 제조하는 영국 BAE시스템즈에 3500만 달러 보조금 지급 규모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 3개사는 모두 구형(레거시)으로 분류되는 반도체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보조금 대부분은 미국 인텔과 TSMC·삼성전자 등에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인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다 투자 규모도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인텔은 지난 2021년 미국 내 총 435억 달러(57조78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결정했고, TSMC와 삼성전자 역시 각각 400억 달러(53조1300억 원), 170억 달러를 투입해 새로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