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살 할머니 ‘만료 면허증’으로 운전하다 걸려

조해영 기자 2024. 3. 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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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만료된 운전면허증으로 차를 몰던 103살 할머니가 경찰에 걸려 벌금을 물었다.

14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은 지난 12일 새벽 1시께 이탈리아 북부 도시 페라라에서 차를 몰던 조세피나 몰리나리가 주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벌금을 물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은 도로에서 위험하게 운전하고 있던 몰리나리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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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번째 생일 앞둔 이탈리아 할머니…
친구 만나러 새벽에 운전대 잡다 차량 압수
이탈리아 현지 매체 ‘가제타 디 모데나’과 인터뷰하는 조세피나 몰리나리의 모습. 가제타 디 모데나 누리집 갈무리

이탈리아에서 만료된 운전면허증으로 차를 몰던 103살 할머니가 경찰에 걸려 벌금을 물었다.

14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은 지난 12일 새벽 1시께 이탈리아 북부 도시 페라라에서 차를 몰던 조세피나 몰리나리가 주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벌금을 물었다고 보도했다. 1920년생인 몰리나리는 오는 19일 104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은 도로에서 위험하게 운전하고 있던 몰리나리를 발견했다. 이탈리아에서는 80살이 넘는 고령운전자는 2년마다 신체검사를 받고 면허증을 갱신하게 돼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몰리나리는 2년 전 운전면허가 만료됐지만, 친구를 만나기 위해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새벽이라 주변이 어두워 몰리나리가 방향 감각을 잃고 차를 제대로 몰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몰리나리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한편, 차량을 압수한 뒤 그를 집으로 데려다줬다.

더이상 운전을 할 수 없게 된 몰리나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스쿠터 브랜드인) 베스파 (스쿠터)를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쿠터를 살 때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갈 계획이라고 한다. 알란 파브리 페라라 시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몰리나리에게) 벌금보다는 메달을 주고 싶다. 그런 내면의 힘을 갖기란 쉽지 않다. 나의 노년에 대한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행히 몰리나리의 운전이 별다른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도 고령운전자 논란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전체 교통사고는 전년보다 3.1% 감소했지만,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같은 기간 8.8% 늘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고령운전자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2019년부터 고령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65살 이상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지역화폐나 선불 교통카드 등으로 10∼30만원 상당의 혜택을 준다.

다만 강제성이 없어 실제 자진 반납률은 2%대에 그치고 있다. 악사(AXA)손해보험이 지난달 운전자 1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5.8%가 65살이 넘어도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자진 반납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2.9%에 그쳤다.

한편 경찰청은 고령운전자 안전운전 수칙으로 △악천후 운전을 피하기 △안전거리 유지하고 보행자 살피기 △복용 중인 약물이 운전에 영향을 끼치는지 의사·약사와 상담하기 △운전 중 내부 소음 자제하기 △시야 확보 철저하게 하기 등을 당부하고 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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