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잃은 여우 놀라지 말라고… 이들이 털 수북한 인형탈 쓴 이유
미국의 한 야생동물센터에서 직원들이 털이 수북한 인형탈을 쓴 채 새끼 여우를 돌보는 모습이 화제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어미를 잃은 새끼가 놀라지 않도록 이 같은 복장을 선택했다고 한다.
미국 버지니아주(州) 리치몬드 야생동물센터는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2분가량의 짧은 영상 한 편을 공개했다. 아직 눈도 다 뜨지 못한 새끼 여우 한 마리가 바동거리며 우유를 받아먹는 모습이 담겼다.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은 건, 새끼의 작은 몸을 감싼 채 주사기 젖병을 들고 있는 직원의 차림새다.
직원은 털이 수북한 여우 탈을 머리에 쓴 상태로 새끼를 돌봤다. 새끼가 젖병을 힘주어 빨 때는 여우 탈의 입도 뻐끔거린다. 새끼를 올려둔 곳 역시 복슬복슬한 동물 인형 위다. 직원은 앞에 설치한 카메라를 바라보면서도 영상 내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새끼가 배를 채우며 내는 ‘쩝쩝’ 소리와 칭얼거리는 울음만이 포육실을 채웠다.
센터 직원들이 굳이 답답한 인형탈을 쓰고 입도 뻥긋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새끼 여우는 지난달 말 반려견과 산책 중이던 한 남성이 발견해 데려왔다. 태어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몸무게는 80g에 불과했고 탯줄까지 붙은 상태였다. 갓난 새끼를 어떻게 보살펴야 할지 고민하던 직원들은, 새끼가 눈을 떴을 때 놀라지 않도록 어미 여우로 분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센터는 “어미를 잃고 구조된 동물들이라면 더욱 사람의 모습이 각인되거나 익숙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중에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 적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 사람의 소리를 최소화하고 시각 장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끼 여우는 잘 크고 있다. 여우가 다른 또래 여우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다. 여우의 근황도 꾸준히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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