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달 착륙 경쟁…"베이조스, 머스크보다 먼저 성공할 수도"

권수현 2024. 3. 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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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리진 "무인 달 착륙선 MK1, 향후 12∼16개월 사이 달 간다"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지구궤도 시험비행 3번째 발사 (보카 치카 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되는 모습. 2024.3.14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민간 우주기업의 달 탐사 프로젝트가 본격화한 가운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벌이는 '우주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세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으로 한발 앞서가는 모습이지만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달 착륙에 먼저 성공할 수도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망했다.

이날 미국 텍사스주의 우주발사 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스타십은 시속 2만6천㎞ 이상의 속도로 고도 200㎞ 이상의 지구 궤도에 도달해 지구 반 바퀴를 도는 데에 성공했다.

스타십은 하강 과정에서 지상과 교신이 끊기며 목표지점 낙하에 실패했지만 전체 시험비행 여정인 약 65분(1시간5분) 가운데 70%가 넘는 48분가량 비행을 이어가며 주요 목표 상당수를 달성, 성공에 근접한 성과를 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가운데 2026년 9월로 예정된 3단계 프로젝트에서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낼 예정인데 스타십은 이들을 데려갈 달 착륙선으로 선정돼 있다.

이에 비해 블루오리진의 달 탐사선 '블루문'은 아직 달 탐사선의 궤도 시험비행에도 나서지 않았다. 블루문은 2029년 아르테미스 5단계 미션에 쓰일 유인 달 착륙선이다.

일론 머스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달 착륙 자체만 놓고 보면 블루문이 스타십보다 먼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블루 오리진은 이르면 1년 안에 무인 달 착륙선 '블루문 마크 1'(MK1)의 시험 버전을 달에 보낼 계획이다.

블루오리진의 달 담당 수석부사장인 존 쿨루리스는 지난 3일 CBS방송의 인터뷰 프로그램 '60분'에서 이 착륙선이 "오늘부터 12개월에서 16개월 사이에 달에 착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MK1의 달 탐사는 유인 달 착륙선 '블루문 마크 2'(MK2)의 시스템에 사용될 기술들을 검증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다.

IT전문매체 기즈모도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은 'MK1-SN001'로 명명된 이번 달 탐사 계획을 통해 블루문 착륙선에 탑재되는 BE-7 엔진과 극저온 유체동력 및 추진 시스템, 항공 전자기기를 시험한다. 안정적 통신연결 유지와 달 표면 목표지점 100m 이내의 정확한 착륙도 목표다.

MK1은 화물 약 3톤(t)을 운반할 수 있으나 올해 말 시험발사 예정인 로켓 '뉴글렌'에 탑재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다. 작은 크기 덕에 MK1은 지구궤도에서 달을 향해 떠나기 전에 연료를 보충할 필요가 없다.

이는 16층짜리 건물만 한 크기로 중간 연료공급이 필요한 스타십과의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제프 베이조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즈모도는 블루오리진 뉴글렌 로켓의 시험발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12∼16개월' 사이에 MK1을 달에 보낸다는 계획은 매우 야심 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스페이스X의 스타십도 이번 세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에서 완전한 성공에는 이르지 못했다. 추가 시험비행 일정도 현재로서는 확실치 않다.

기즈모도는 이러한 점에서 MK1이 스페이스X의 무인 달 탐사선보다 먼저 달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머스크와 베이조스의 경쟁 관계에 기름을 붓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둘 중 누가 먼저 달에 닿더라도 민간 우주탐사선으로는 두 번째가 된다.

앞서 지난달 22일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민간 우주 탐사선으로는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오디세우스는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달에 보내졌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과 모두 계약한 NASA는 양측의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을 기껍게 여길 것이란 게 관련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NASA 3인자인 짐 프리 탐사시스템개발 담당 부국장은 CBS '60분'에서 "만일 하나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는 다른 것에 기댈 것"이라며 달 착륙선 선택지를 여럿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리 부국장은 "만일 우리가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의 특정 측면에 의존하는데 그 부문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우리 우주인들을 다른 착륙선으로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루오리진의 달탐사선 '블루문' 모형 마존 최고경영자(CEO)이자 민간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 창립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지난 2019년 5월 공개한 달 착륙선 '블루문'의 모형.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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