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많아 골치” 1박에 2만원 ‘숙박세’ 걷는 日 홋카이도 니세코

스키 여행지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 니세코가 오는 11월부터 1박당 최고 2000엔(약 1만8000원)의 숙박세를 걷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관광객 급증에 따른 ‘오버투어리즘’(관광 과잉) 대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종의 외국인 관광세를 신설하는 일본 내 움직임의 일환이다.

니세코의 스키 리조트.

닛케이에 따르면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은 전날 홋카이도 기초지자체인 니세코초가 숙박료에 따라 하루에 1인당 100∼2000엔(약 890∼1만8000원)의 숙박세를 신설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앞서 니세코초 의회는 지난해 12월 관광객 증가에 대응해 숙박세 도입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고, 이후 총무성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숙박세는 2002년 도쿄도가 징수를 시작한 이후 오사카부, 교토시, 가나자와시, 후쿠오카시, 나가사키시 등이 걷고 있으나, 대부분 최고 금액이 1000엔(약 9000원) 이하다. 니세코초는 고급 호텔이 많은 점을 고려해 다른 지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의 숙박세를 책정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홋카이도에서는 니세코초 외에도 삿포로시와 하코다테시 등 10곳이 넘는 지자체가 독자적인 숙박세 징수를 검토하고 있다. 니세코초는 숙박세 징수로 연간 1억6200만엔(약 14억4000만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숙박세는 지역 내 교통망과 관광 안내 인프라를 정비에 쓰일 예정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에서 숙박세 도입이 확산하는 가운데 도쿄도에서는 숙박료 상승 등을 근거로 100∼200엔인 숙박세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내년 4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는 오사카부는 내외국인에게 모두 징수하는 숙박세와 별개로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징수금’을 걷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오사카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1박당 최대 300엔(약 2700원)의 숙박세를 부과하고 있다.작년 한 해 일본 오사카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980만 명이다. 그중 한국인 관광객은 약 240만 명으로 전 세계에서 오사카를 방문한 관광객 중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