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행동주의펀드 ‘배당 확대’ 방어 성공
자사주 소각 등 국민연금 지지
“매각대금, 미래 성장 위해 재투자”
삼성물산이 배당 정책과 자사주 소각 등을 두고 행동주의 펀드와 벌인 표 대결에서 방어에 성공했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 7.01%) 등의 지지를 받으며 회사 측이 제시한 주주환원 정책이 모두 주주총회 문턱을 넘었다.
삼성물산은 15일 오전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제6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연결재무제표 승인 ▷배당 및 이익잉여금처분 계산서 승인 ▷자기주식 소각 ▷사외이사 최중경·김경수 선임 ▷사내이사 오세철·이준서·이재언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날 최대 관심은 행동주의 펀드가 제시한 주주제안 안건의 통과 여부였다. 올해 ‘기업 밸류업’ 바람에 편승한 주주제안이 봇물을 이룬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의 첫 성적표가 나오는 만큼 시장의 이목이 삼성물산 주총에 쏠렸다.
이날 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제시한 배당안은 의결권을 가진 총 주식수의 23%(3200만주)에 해당하는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삼성물산 이사회가 제시한 배당안이 77%(1억800만주)의 찬성을 받아 회사 측의 배당 정책이 가결됐다.
행동주의 펀드가 제시한 자사주 취득 안건은 찬성 18%(2400만주)에 그치고, 반대와 기권이 82%(1억1400만주)에 달해 부결됐다. 삼성물산 이사회가 제안한 자사주 소각 안건이 가결 요건을 총족해 승인됐다.
앞서 삼성물산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 2550원, 우선주 2600원을 제시했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조원 이상에 해당하는 자사주(보통주 781만주, 우선주 16만주)를 소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영국 시티오브런던과 미국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 한국의 안다자산운용 등 5개 행동주의 펀드 연합(지분 1.46%)은 삼성물산에 보통주 1주당 4500원, 우선주 1주당 4550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직접 매입하라고 제안했다.
행동주의 펀드 연합이 제안한 주주환원 규모는 총 1조2364억원에 달했다. 삼성물산의 올해 잉여현금(삼성바이오로직스 제외)의 100%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삼성물산 측은 “경영상 부담이 되는 규모”라며 “이러한 규모의 현금유출이 이뤄지면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어렵다”고 호소해왔다.
이날 주총장에서도 배당 정책을 두고 주주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사회를 맡은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은 이에 대해 “사업 수익성을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며 “주주환원도 병행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관계사 수익만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관계사 배당수익은 주주배당에 할당하고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 및 자사주 매각대금은 성장을 위해 재투자한다는 원칙 하에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와 바이오·헬스케어 신사업 진행, 기존 상품·서비스 고도화 및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5개 행동주의 펀드와 이들을 지지하는 영국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0.62%)의 지분을 더해도 2.02%에 그쳐 행동주의 펀드가 극적으로 이길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33.6%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이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하면서 한때 행동주의 펀드의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했으나 전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주주제안에 반대하기로 결정하면서 일찌감치 승부는 삼성물산으로 기울었다.
국민연금은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한 자사주 취득 건에 대해 취득 규모가 과다하다고 판단해 ‘반대’ 의견을 냈다. 배당 정책에 대해서도 회사 측이 제시한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다고 보고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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