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억 金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미국서 붙잡힌 인도인

자료=관세청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기관이 한국 관세청과 공조해 267억원 상당의 금제품 원산지를 속여 미국으로 수출한 인도인 주범을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15일 관세청은 인도산 금제품을 국내로 수입한 뒤 이를 한국산으로 위장해 미국으로 수출한 미제사건 주범인 인도인을 최근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시관(HSI)이 체포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관세청 서울세관은 2022년 11월 인도에서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경우 발생하는 관세 5.5%를 회피하기 위해 한국산으로 원산지 세탁 범죄를 기획한 인도인과 한국인 공범 2명을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인도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금제품을 수출할 경우 관세가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2020~2021년 2년간 시가 267억원 상당의 인도산 금 악세서리 9만4036점을 국내로 수입한 후 아무런 가공 없이 원산지 라벨만 한국산으로 바꿔 미국으로 수출했다.

이 과정에서 샤넬 등 해외 유명상표를 무단 도용한 금 제품 870여점(시가 27억원 상당)을 불법 수출한 혐의도 드러났다.

주범인 인도인은 인도에 거주하며 국내 법인 설립, 수입된 금제품의 원산지 세탁 및 수출 지시, 미국 내 금제품 판매업체 운영 등 범죄를 기획·주도했다. 한국인 공범 2명은 인도산 원산지 라벨을 한국산으로 바꿔 붙이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작업을 했다.

서울세관은 미국 HSI와 공조를 통해 미국 내 수입업체 실체를 조사하고 미국 세관에 의해 적발된 인도산 금제품을 확인하는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 피의자들의 범행 전모를 밝혀 한국인 2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후 서울세관은 수사 결과를 미국 수사기관과 공유해 미국 현지에서 미국 수사기관이 인도인 주범을 검거하는데 일조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선진국의 무역장벽을 회피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원산지 세탁 기지로 활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제품이나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외 수사기관과 유기적인 공조와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