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뉴지 2대 주주 슈퍼개미, 주총에서 배당확대+자사주800만주 소각 요구
베뉴지의 2대 주주인 슈퍼개미 배진한 노블리제 대표가 자사주 소각 및 현금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 이익 극대화를 요구했다.
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으로 △배진한 사내이사 선임 △주당 100원 현금배당 △자사주 800만주 소각 등이 상정된다.
배 대표는 '반찬가게'란 닉네임으로 유명한 슈퍼개미다. 배 대표는 2022년 4월 자신과 가족, 법인 노블리제, 데카몬으로 주식을 장내매수해6.05%의 지분 보유 신고를 한 뒤 현재 9.28%(447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배 대표의 현금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주주제안은 지난해 3월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주당 50원의 현금배당과 자사주 200만주 소각 권고를 제안했지만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그럼에도 다시 주주제안을 시도하는 것은 오는 5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제 인센티브 발표를 앞두고 저평가된 베뉴지의 기업가치를 높일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베뉴지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 그랜드 백화점, 베뉴지 호텔, 베뉴지 CC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50억4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38% 늘었고, 영업이익은 92억1600만원, 당기순이익 122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배 대표는 머니투데이와 전화 통화에서 "기존에 투자했던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개선됐음을 감안하더라도, 베뉴지의 매출액 증가는 회사의 자체적인 실적 개선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이차전지 주식 투자 손실이 없었다면 성과가 더욱 돋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대표는 정부 주도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진되는 가운데 베뉴지의 경영진들이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베뉴지의 올해 시가배당율이 1.4%에 불과하고, 이는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베뉴지는 2018년 9월 계열사 부국관광이 베뉴지CC 골프장을 개장한 이래 5년 넘는 시간 동안 새로운 사업확장을 하지 않고 주식 투자만 했다"며 "정부의 밸류업 기조를 경영진이 수용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임시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상근 감사를 포함한 신임 감사 2인이 선임된 점도 배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동안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베뉴지의 최대 주주인 김만진 회장이 지분율이 48.93%(2310만여주)에 달하는 영향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임시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단결력을 보여준 만큼 경영진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 대표는 과거 경영진의 의사 결정 과정 등을 들여다보고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자사주 200만주 소각을 요구한 반면 올해 800만주 전량 소각을 촉구한 점도 비슷한 맥락이다. 회사가 현재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베뉴지는 2012년 8월 인천 계양구의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반대주주의 주식을 매수했고, 매수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매수청구권 행사로 122만여주를 취득했지만, 이 가운데 42만여주만 매도했다. 현행법상 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사주는 5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고 배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금융 당국은 자사주를 처분하지 않은 베뉴지에 사실 공고나 정정 명령을 내릴 수 있고, 필요시 임원 해임 권고나 증권 발행 제한 등 강력한 조처를 할 수 있다"며 "자사주 소각하지 않는다면 금융당국에 정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12월 임시주총에서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상근감사와 비상근감사가 최근 모두 사표를 제출했다며 경영진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배 대표는 "베뉴지는 2명의 감사가 회사의 소통 어려움을 이유로 3달 만에 사표를 낼 만큼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며 "단순히 회사의 자산이 많아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주주제안으로 베뉴지 경영진이 소액주주들과 함께 다시 도약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며 "자사주를 소각하면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48.13%에서 57.7%로 크게 오르고, 소각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효과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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