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도 미국처럼 금리 예측”...‘포워드 가이던스’ 고민 빠진 이창용 한은 총재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4. 3. 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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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수준의 향방을 알 수 있는 한국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이 실리고 있다.

이같은 가이던스가 도입될 경우 시장에 금리 전망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시장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15일 한은 경제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가 금융시장 등에 미친 영향 분석' 등의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하는 공고를 내고, 접수된 연구 보고서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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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포워드 가이던스 관련 연구 용역
‘한국형 점도표’ 시행될지 주목
이창용 “미국 연준, 시장과 활발히 소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금리 수준의 향방을 알 수 있는 한국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이 실리고 있다. 이같은 가이던스가 도입될 경우 시장에 금리 전망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시장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한은도 관련 연구 용역에 나서는 등 도입에 대해 고민하는 모양새다.

15일 한은 경제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가 금융시장 등에 미친 영향 분석’ 등의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하는 공고를 내고, 접수된 연구 보고서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워드 가이던스란 중앙은행이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새로운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언론브리핑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거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점도표’ 등이 대표적이다. 3월, 6월, 9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향후 금리 수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를 제시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3개월 시계에서 정책금리에 대한 금융통화위원들의 견해가 어떠한지 설명해 오는 한국형 점도표(Dot Plot) 방식을 시행해왔다. 이는 한은이 금리정책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던 과거 사례와 다른 것이지만, 미국 연준에 비해 구체적이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게다가 미국 연준의 경우, 한국과 달리 연준 총재를 비롯한 FOMC 위원들이 적극적인 대외 활동과 시장 접촉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월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만찬 연설을 통해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한 생각을 내비친 바 있다. 이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장단점에 언급하며 도입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미래의 정책경로에 대해 명확히 밝힌 상태에서 이후 경제 상황과 전망이 달라져 정책이 변화할 수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대신 그는 “중앙은행이 전망의 전제 조건을 잘 설명하고 전제 조건 변화에 따라 정책도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다”며 “경제주체들이 경제 여건 변화에 선제적으로 적응함으로써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기 회복 기대감 속 수출·내수 경기 양극화’ 보고서를 통해 내수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고금리의 부작용 완화를 위해, 적극적인 포워드 가이던스’활용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시장 불확실성 완화와 보다 세밀한 금융시장 관리·감독을 통한 시스템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경제주체들이 적극적인 경제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원인이 고금리 자체의 영향도 있다”며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급증에도 있기 때문에, 비전통적 방법의 통화정책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도해 보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미국 연준처럼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미국은 FOMC 위원들이 대외활동이나 언론을 통해 금리 향방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며 “한국은행의 경우 총재 개인에게만 일임하는 구조로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연준과 같은 점도표 도입에 대해 “한은의 생각을 금융시장에 전달하는 것이 의의가 있다”며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금통위원들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 다양하게 얘기를 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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