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장예찬·조수연은? 이러다 다 죽어···與 후보들 ‘강력 조치’ 요구
국민의힘 수도권·충청권 총선 후보들이 과거에 한 막말로 비판받고 있는 장예찬(부산 수영)·조수연(대전 서갑) 후보 등에 대한 당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15일 밝혔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전날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을 과거 주장한 도태우 후보와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정우택 후보의 공천을 전격 취소했지만, 총선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려면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도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상민 대전 유성을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속에서 그런 마음이 있어도 남들 눈치를 보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회생활을 하려면 그런 얘기를 감히 못할 텐데 어떻게 그런 얘기를 그렇게 (했는지) 제가 볼 때는 용감무쌍한 건지 무모한 건지 사리 분별력이 없는 건지 참 기가 막힐 지경”이라며 “그분들에 대해서도 자꾸 사과했다, 변명했다 이런저런 핑계 대고 변명대고 할 게 아니다. 결국 그들의 그런 행태 때문에 국민의힘 다른 후보들한테도 피해를 주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스스로들 빨리 결정을 하고, 당에서도 엄중한 조치를 빨리빨리 내려줘야 당이 산다”며 “지금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국민 앞에 겸손하고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공천이라고 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되는 것이고 그 두 분에 대한 그 말 자체가 국민들의 눈높이를 충분히 맞추지 못하고 있다면 지도부 역시도 엄중하게 보고 조치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수도권 선거를 굉장히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민 경기 화성을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조수연 후보가 했던 ‘일제강점기에 살기가 더 좋았을지도’라는 발언은 당연히 국민 상식에서 벗어난 발언”이라며 “당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2017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선) 백성들은 진실로 대한제국의 망국을 슬퍼했을까.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라고 쓴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2021년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제주 4·3항쟁 기념식 연설 내용을 거론하며 “당시 제주폭동을 일으킨 자들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는가! 아니면 김일성, 박헌영 지령을 받고 무장 폭동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꿈꾸었는가”라며 “역사를 왜곡하면 안 된다. 그것도 대통령이란 사람이”라고 썼다.
장 후보는 10여 년 전 SNS에 올린 문제성 글들이 계속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란 글이 문제가 됐고, 한 후원단체를 홍보하면서 “남자들은 룸(룸살롱) 두 번 갈 거 한 번만 가면 몇 명을 후원할 수 있는 거냐. 여자들은 백 좀 작작 사시고”라고 쓴 글도 알려졌다. 장 후보의 논란 발언만 모아둔 웹사이트가 개설되기도 했다. 장 후보는 이날 “20대 초중반 시절의 제 언행이 너무 부끄럽고 죄송스럽다”며 재차 사과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발언 내용이나 문제적인 지점, 그것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리고 보도들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이나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서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후보들의 막말 논란 외에도 경선 과정에서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중·성동을 경선 결선에서 이혜훈 전 의원에 패한 하태경 의원이 이 전 의원 측의 부정행위 의혹을 문제 삼는 가운데,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전 의원 측 캠프 관계자 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전날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 측은 당원들에게 당적과 나이를 속이고 경선 여론조사에 응답하라고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공관위는 이날 논의 끝에 하 의원의 이의 제기를 기각했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것을 두고도 당내 비판이 이어진다. 원희룡 인천 계양을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여당 지지자 중에서도 조금 걱정하시는 분들을 현장에서 꽤 접하게 된다”며 “당 지도부나 정부에서도 신중하게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은식 광주 동·남을 후보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법무부에서 정식적인 절차를 거쳤는데 아무래도 그 전 사건과 맞물리면서 조금 안 좋은 여론이 형성됐다”며 “이런 걸 정무적으로 잘 판단해서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상민 후보는 “왜 지금 이 전 장관 같은 인물을 호주대사에 임명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 (선거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망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행한 조치이기 때문에 그 리더십을 보호하기 위해서 ‘(결정을 바꾸는 일은) 절대 없다’고 하는 것 또한 옹고집”이라고 비판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 전 장관 이슈가 선거 악재라는) 우려 목소리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런저런 말들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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