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총, 행동주의 펀드 배당 확대안 부결
삼성물산이 15일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와 표 대결을 벌여 이겼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어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한 배당 확대안이 부결됐다.
삼성물산은 이날 서울 강동구 본사에서 제6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 이사 선임 등의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최대 관심은 행동주의 펀드가 제시한 주주제안 안건의 통과 여부였다.
삼성물산은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보통주 188만8889주, 우선주 15만9835주 등 자사주를 소각하는 이사회 안을 제시했다. 주당 2550원(우선주 2600원)을 배당하는 안도 내놨다.
그러나 행동주의 펀드 5곳은 배당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과 미국의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 한국의 안다자산운용 등 5개 행동주의 펀드는 삼성물산 보통주 한 주당 4500원(우선주 4550원)의 현금 배당과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을 요구하면서 맞섰다. 이들의 현금 배당 요구는 이사회가 제시한 안보다 76.5% 큰 규모였다.
주총 투표 결과, 이들의 배당 확대안은 23%의 지지를 받았지만 회사가 제시한 배당안이 77%의 찬성을 받아 회사 측의 배당안이 가결됐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전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이사회 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
행동주의펀드가 제안한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입 안건도 82% 반대로 부결됐다. 찬성은 14%에 그쳤다.
이날 주총장에는 행동주의 펀드 측을 대리하는 도현수 법무법인 린 변호사가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물산의 우량 자산이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주주들은 지속적으로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며 “삼성물산의 순자산 가치 대비 (주가) 디스카운트는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들의 제안대로 배당이 이뤄지면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 재원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주총 결과, 사내이사로 오세철 건설부문 사장과 이준서 패션부문 사장이 연임됐고, 이재언 상사부문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최중경 한국가이드스타 이사장이 연임됐고,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신규 선임됐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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