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발레리나’ 한국 공연 취소…주최측 “티켓 전액 환불”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3. 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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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가 주역을 맡아 내한 예정이던 '모댄스' 공연이 결국 취소됐다.

공연 개최 장소였던 예술의전당도 "기존에 예매한 티켓은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 처리될 예정"이라는 공지글을 올렸다.

이 공연은 당초 4월 17일과 19~21일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이번 결정이 올해 예정된 다른 러시아 무용수 공연에도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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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합병 동참 논란
“아티스트·관객 안전위해”
패션과 춤을 결합한 더블빌 ‘모댄스’의 주역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사진제공=인아츠프로덕션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가 주역을 맡아 내한 예정이던 ‘모댄스’ 공연이 결국 취소됐다.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으로 2년 넘게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하로바의 ‘친 푸틴’ 행보 전적이 논란을 빚으면서다.

공연기획사 인아츠프로덕션은 15일 “부득이하게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며 “최근 아티스트와 관객의 안전에 대한 우려 및 예술의전당 요청으로 합의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연 개최 장소였던 예술의전당도 “기존에 예매한 티켓은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 처리될 예정”이라는 공지글을 올렸다.

기획사 측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기획해 오랜 기간 준비한 공연”이라며 고심해왔다. 그러나 최근 공연장 인근에서 반대 시위 개최 가능성이 커지는 등 안전 문제 우려가 불거지자 협의 끝에 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연은 당초 4월 17일과 19~21일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패션과 춤을 결합한 두 편의 단막 발레로 이뤄진 작품이다. 특히 명품 패션 브랜드 샤넬을 만든 가브리엘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그린 ‘가브리엘 샤넬’엔 샤넬 패션하우스 디렉터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80여 벌의 무대 의상이 나온다. 2019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세계 초연했다. 당대 최정상급 무용수인 자하로바의 4년 만의 내한이라는 점에서도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그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돼 공연 개최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자하로바는 우크라이나 태생이지만 지난 2013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지지 서명에 동참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의 연방 의원을 지냈고, 러시아 국가예술위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4일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도 “범죄를 저지른 러시아 정권과 그 문화계 인사들과의 문화 협력을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번 결정이 올해 예정된 다른 러시아 무용수 공연에도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오는 4월 16~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볼쇼이발레단 주역 무용수들이 출연하는 갈라 콘서트가 열린다. 5월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 등의 내한 무대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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