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발레리나’ 자하로바, 논란의 내한공연 결국 취소

이태훈 기자 2024. 3. 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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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다룬 발레 '모댄스' 공연을 앞둔 러시아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볼쇼이발레단 무용수들이 샤넬 의상 80여 벌을 입고 춤춘다. /인아츠프로덕션

러시아를 대표하는 스타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45)의 내한 공연을 준비해온 기획사 인아츠프로덕션은 15일 “관객의 안전과 아티스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아츠프로덕션은 부득이하게 모댄스 2024 내한 공연을 취소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본지 4일자 A1·20면 보도

<관련기사> 세계가 러 예술 퇴출하는데...서울 무대 오르는 푸틴 측근 발레리나

자하로바는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삶을 다룬 발레 ‘모댄스(Modanse)’로 내달 17~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태생의 볼쇼이발레단 수석인 자하로바는 러시아 발레를 상징하는 무용수. 하지만 크림반도 합병에 찬성했고, 푸틴의 문화계 최측근으로 집권당 연방의원까지 지냈다. 이에 대해 “길어지는 전쟁과 희생자들을 생각할 때 지금 내한 공연은 부적절하며, 우크라이나와의 외교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었다. 반면 “억압적 체제 아래 예술가의 딜레마에 대한 고려 없이 예술을 단순히 정치 문제로 환원해선 안 된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영미권과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예술가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도 우려를 키웠다.

2019년 4월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조국 공헌 훈장'을 받고 있는 자하로바. /타스 연합뉴스

자하로바의 서울 공연 사실이 알려진 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등 논란은 더 커졌다.

인아츠프로덕션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기획하여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하며 어러 상황을 고려해 왔으나, 최근 아티스트와 관객의 안전에 대한 우려 및 예술의전당의 요청으로 합의하여 취소를 결정했다”며 “이번 내한 공연을 기대하셨던 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다시 한 번 사과 말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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