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바이오, 소액주주운동 방해?...주주명부열람에 '동'까지만 주소 제공

주주 K씨, 14일 의결권대리행사권유 공시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프롬바이오가 소액주주운동 방해 의혹에 휩싸였다. 일부 소액주주가 요청한 주주명부 열람청구권에 대해 주주들의 정확한 주소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의결권 위임 권유와 주주제안 등을 방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아이뉴스24 취재에 따르면 프롬바이오 주주 K씨는 지난 2월 6일 소액주주운동을 위해 주주명부 열람청구권을 행사, 주주명부의 열람 또는 등사 청구를 회사 측에 요청을 했다. 하지만 프롬바이오 측은 주주명부상의 주주성명, 주소(동까지), 주식의 종류·수량을 제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상법 제 396조 제2항은 회사의 주주명부를 본점에 비치하고 주주와 채권자에게 영업시간에 언제든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롬바이오가 소액주주운동 방해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프롬바이오]

문제는 주주들의 주소를 '동'까지만 명시한 답변이다. 정확한 주소 없이는 주주제안과 의결권 위임 권유가 불가능하다.

K씨 측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지난 12일 수원지방법원에 주주명부열람등사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첫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K씨 법률 대리인은 “프롬바이오는 주주명부 중 전체 주소가 아닌 ‘동까지’만 열람이 가능하다고 회신 한 상태”라며 “이대로라면 채권자가 주주명부를 열람·등사하더라도 소액주주들과 연락할 아무런 방도가 없어, 실질적으로 주주명부 열람 또는 등사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롬바이오가 주주총회까지 남은 시간을 두고 이 사건 신청의 인용·주주명부 열람 시간 소요를 이용할까 우려된다”며 “13일 변론기일에서도 담당판사님이 ‘왜 상세주소를 보여주지 않느냐?’고 회사 측에 말씀하시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K씨 측은 소액주주운동을 방해받는 것을 우려해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에 지난 14일 의결권대리행사권유 참고서류를 제출·공시했다.

법률 대리인은 권유 취지로 “무능한 경영 능력(상장 후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 장기적 성장전략 부재(신성장동력의 명확한 로드맵 제시 필요), 최대주주 사익 추구 의혹과 이사회의 도덕적 결함(오너 개인 광고회사 부당 거래 의혹 등)이 문제”라며 “주주들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와 경영 참여로 이사회를 견제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공시는 △1호,2호 의안 찬성 권유 △3호 의안 이사 선임의 건에 모두 반대 권유 △4호 의안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에 모두 반대 권유 △5호 의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권유 △6호 의안 이사보수한도 승인에 반대 권유 등을 담고 있다.

법률 대리인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감사위원회 위원 선출과 이사보수한 승인 등의 안건에서 충분히 표대결을 통해 최대주주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감사위원회 위원의 경우, 분리선출하는 1명은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만큼 소액주주의 의사에 따라 선임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사보수한도 승인은 최근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셀프 보수 결의 등의 판례를 볼 때 최대주주인 심태진 대표이사 등의 의결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소액주주의 결정에 따라 통과 여부가 정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프롬바이오는 이번 정기 주총에서 전자투표를 진행하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가 쉬워진 만큼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