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공짜 점심 안준데요"…`점심 낭인`된 직장인들

김화균 2024. 3. 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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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스타트업 A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29) 씨.

김 씨는 "짜장면·칼국수 한그릇도 1만원이 넘는 다. 편의점에서 점심을 대충 해결하고 있다"면서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공짜 점심이 대표 복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강남지역 도시락 업체 사장 B 씨는 "코로나 사태 직후만 해도 강남일대에서 하루 점심 도시락 식수가 5000식이 넘었다"면서 "요즘은 2000~3000식으로 반토막이 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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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락 업체의 메뉴. <업체 제공>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스타트업 A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29) 씨. 개발자인 그는 2년전 이 회사로 옮겨왔다. 연봉은 비슷했지만 '점심·저녁 무료 '제공'이라는 복지 문구에 마음이 끌렸다.

런치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일반어가 될 정도로 외식 물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김 씨는 "짜장면·칼국수 한그릇도 1만원이 넘는 다. 편의점에서 점심을 대충 해결하고 있다"면서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공짜 점심이 대표 복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들어 이같은 점심 복지는 사라졌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회사에서 비용 절감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직도 생각했지만 어렵지 않은 곳이 없어 그냥 참고 버티기로 했다"면서 "구내식당이 갖춰진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와 실적 악화에 점심 밥값을 줄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먹거리 물가가 폭등하면서 점심값 지원은 최고의 복지중 하나로 꼽혔다. 이직시에도 '점심값' 지원을 묻는 경우도 많다. 상대적으로 싼값에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구내 식당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구내식당을 직접 운영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나 IT기업 등은 인근 음식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점심 쿠폰을 주거나 도시락 업체와 계약을 통해 점심을 제공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른바 '점심 복지', '도시락 복지'다.

하지만 올들어 기업들이 이같은 혜택을 눈에 띄게 축소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스타트업들이 먼저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다. 일부 대기업도 점심값 지원액을 끽고 있다.

강남의 경우 스타트업 등이 점심 도시락 제공을 줄이고 있다. 이들은 점심 앱 플랫폼과 계약을 맺고 직원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A기업의 회사 카페테리아에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구독 형태로 매일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점심 앱을 통해 10여개 메뉴를 사전에 주문하면 배달 받아 먹을 수 있는 형태다.

강남지역 도시락 업체 사장 B 씨는 "코로나 사태 직후만 해도 강남일대에서 하루 점심 도시락 식수가 5000식이 넘었다"면서 "요즘은 2000~3000식으로 반토막이 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와중에는 기업들이 단체 회식을 줄이는 대신 법인카드로 2만원 이상대 도시락을 배달시켜 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나만 회사에서 주문하는 도시락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B 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점심 도시락은 기본 가격 1만5000원 이상이 대세 였다"면서 "요즘은 기본 9500원짜리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김화균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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