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래미안' 현수막이 너무해…삼성물산 "내부확인 혼선 있었다"(종합)
'모아타운 추진을 성원합니다. 신뢰의 파트너 삼성물산 임직원 일동'. 서울 용산 일대 주택단지에 삼성물산(건설 부문)의 사명을 건 재개발 사업 관련 '가짜 현수막'이 사실은 정식 승인을 받은 현수막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업계 최고 수준의 삼성물산 업무관리 능력에도 오점을 남기게 됐다. (☞관련기사: 대기업이 눈독 들이는 재개발?…용산 '래미안' 현수막, 알고 보니)
해당 현수막은 한 때 대형 건설사를 사칭해 해당 지역의 투기를 조장하는 세력이 내건 '가짜 현수막'이라고 알려졌지만, 삼성물산은 뒤늦게 정식 승인을 받은 '진짜 현수막'이라고 정정했다. 현수막을 승인한 삼성물산 사업소와 가짜라고 확인한 사업소가 달라 내부적으로 혼선이 발생한 것이다. 삼성물산은 일주일여 동안 제대로 사태 파악을 하지 못하는 등 오히려 해당 주민들의 혼란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 셈이다.
15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용문동 일대 주거단지에서 '모아타운' 개발사업과 관련해 삼성물산을 사칭했다고 한 가짜 현수막이 사실은 정식 승인을 받은 현수막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이달 8일 오후 4~5시께 용산구 용문동 일대에 '용문동 38번지 일대와 신창동 77번지 모아타운 추진을 성원합니다. 신뢰의 파트너 삼성물산 임직원 일동'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 한쪽에는 사업 대상지가, 다른 쪽에는 삼성 로고와 삼성물산 사명, 래미안 브랜드까지 그려져 있었다.
이를 두고 현수막의 진위를 의심한 일부 지역주민들이 삼성물산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주민들은 관련해 삼성물산 용산사업소에 진위를 문의했고, 이달 11일 회사 측으로부터 "전혀 무관하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이후 부동산 커뮤니티 등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서 진위 논란이 재점화됐다. 삼성물산 측은 재확인 결과, 해당 현수막이 용산사업소가 아닌 다른 지역(서초사업소)에서 승인한 정식 현수막인 것으로 최종 파악했다.
진위를 떠나서 해당 현수막만 보면 서울시가 용문동 일대에서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삼성물산이 재개발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업요건 문턱이 낮은 모아타운의 장점을 악용하는 투기 세력들 때문에 주민 간 갈등이 커지는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무턱대고 건설사 브랜드를 내세워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식의 잘못된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며 "건설사들도 수주에만 치중하기보다 지역주민을 고려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달 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등 일부 주택 소유주와 임대사업자들은 모아타운 사업에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사업 취지와 달리 외지 투기 세력이 사업을 주도하면서 원주민들의 재산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도 투기 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시는 최근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에서 강남구 일대 △강남구 삼성2동 △개포4동 △역삼2동 등 3곳을 제외했다. 주민 갈등과 투기 우려로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고 노후 저층 주거지를 개선하는 모아타운 정비가 적정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측은 "모아타운이 주민갈등과 투기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대상지 선정뿐 아니라, 기존에 선정된 지역도 세심한 관리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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