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發 외국인 판 바뀌나…美비중 7년여 만에 40% 붕괴 [투자360]

2024. 3. 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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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월 국내 상장주식 보유 비율 39.9%
40%대 점유율 7년 9개월만에 무너져
영국 등 유럽국 ‘바이코리아’ 더 거센 영향
“유럽 등 외국계 자금 유입 다변화”
[123rf, 망고보드]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해외국가 중 미국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 비중이 7년여 만에 40%대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은 여전히 국내증시의 외국인 투자자 중 압도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정부가 올 들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에서도 비교적 제한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자금은 국내에 빠르게 유입, 상대적으로 밸류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증시로서는 외국인 투자자 중 미국 외 국가로의 다각화가 성과를 거둘 경우 정체된 주식시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국내 상장주식을 보유한 국가별 비중에서 미국은 39.9%를 기록했다. 금감원이 월말 기준으로 매달 집계한 통계에서, 미국의 보유 비중이 30%대가 된 건 지난 2016년 5월(39.82%) 이후 7년 9개월 만이다. 그간 미국은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던 40%대 점유율을 8년 가까이 공고하게 유지해왔다.

미국은 다른 해외국가 대비 국내 주식 보유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부동의 1위 국가다. 지난달 말 국내 상장주식을 303조 9240억원어치 보유해 2위 국가인 영국(77조3600억)보다 규모 면에서 4배가량 앞선다. 30%대가 무너지기 전(2016년 6월~2024년 1월) 미국은 최대 43.3%(2019년 9월)를 기록하며 영국과 점유율 격차를 벌렸다.

공고했던 40%대 벽이 무너진 건 지난달 외인 매수세가 역대급으로 몰리면서 미국보다도 유럽을 비롯한 다른 해외국가 자금이 더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 밸류업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으로 미국의 자금 유입도 늘어났지만, 유럽을 필두로 한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이 더욱 거셌다는 분석이다.

국가별 국내주식 보유 변화 추이를 보면, 미국은 규모 면에서는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다. 미국은 1월(284조8630억원) 대비 2월(303조9240억원)에 19조610억원이 늘어났다. 2위 영국이 1월(68조4300억원) 대비 2월(77조3060억원) 8조8760억원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규모에선 월등히 높다.

그러나 증감률을 비교해보면 미국은 전체 국가 평균치보다 낮다. 전체 해외국가들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1월 704조390억원에서 2월 761조9920억원으로 8.23% 늘었다. 이에 비해 미국은 19조가량 증가에도 불구 증감률은 6.69%로 평균치를 하회했다. 절대 규모는 늘었지만, 다른 국가들의 매수세가 더 거세면서 미국의 보유 비중도 떨어진 것이다.

특히 2위 영국의 증감률이 두드러졌다. 영국은 12.97% 증가해 미국보다 2배가량 앞섰다. 영국령인 케이멘제도에서도 1월(13조290억원) 대비 2월(13조5580억원) 5290억원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더 두드러진다. 3위 싱가포르는 1월(49조6140억원) 대비 2월(56조7370억원) 14.36% 증가했다.

10위권에 위치한 영국 외 나머지 4개 유럽 국가들의 약진도 거셌다. 4위 룩셈부르크는 1월(41조3690억)보다 2월(43조8810억원) 6.1%로 증가, 5위 아일랜드는 1월(28조2610억)보다 2월(29조7790억)로 5.37%, 6위 네덜란드 1월(22조3040억)보다 2월(25조8430억) 15.87%, 8위 노르웨이는 1월(21조6980억)보다 2월(22조6180억) 4.24% 늘었다. 영국을 포함한 이들 5개 유럽국의 평균 상승률은 8.84%로 평균치를 앞선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계 자금 순매수의 특징은 영국계 자금이 강하게 순매수를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2022~2023년의 미국계 주도의 외국인 순매수와 대조되는 흐름”이라 분석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 “기업들이 줄줄이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다 2·3년치 중장기적 계획까지 내놓고 있다”며 “주주환원이 다소 부진했던 국내 기업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많이 개선될 것이라 예상하는 인식이 유입되면서 유럽 등 외국계 자금이 많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던 유럽계 자금이 중장기적으로도 충분히 들어올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2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액은 7조8086억원으로, 월간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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