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정유 공격에도 전황 달라지지 않을 듯-NYT

우크라 접경 러 본토 정유시설 집중 공격
수리 오래 걸려 러 6개월 휘발유 수출 중단
거대한 러 석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

[서울=뉴시스]러시아 서부 클린치의 정유공장이 공격 당해 불타고 있다. (출처=러시아 비상부 공개 동영상) 2024.3.1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의 정유시설을 집중 공격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를 방어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그러나 정유 시설 공격으로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가하거나 우크라이나 전황이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탄약 부족으로 교착된 전선을 돌파하지 못해온 우크라이나는 흑해의 전함과 철도, 공항 등 러시아군 작전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공격을 늘려왔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더해 지난 13,14일 연속해 러시아 본토의 정유시설 4곳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정유시설 방어 능력이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정유시설 공격이 휘발유, 경유, 석유, 제트유 등 탱크와 전투기에 연료를 공급하는 러시아군 보급 능력을 겨냥하고 있다고 밝힌다. 러시아의 석유 제품 수출 수입을 줄이고 러시아 국내 석유 시장을 흔드는 것도 목적이다.

노르웨이에 망명한 러시아 에너지 전문가 미하일 크루티힌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가 지난 1일부터 휘발유 수출을 6개월 동안 금지했다고 밝혔다. 파괴된 정유시설을 보수할 때까지 국내 수요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영국 국방정보국도 지난주 우크라이나의 거듭된 공격으로 “러시아의 정유 능력이 줄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 시설은 규모가 커서 방어하기가 어렵다. 크루티힌과 벨기에 리에주대 다미엔 에른스트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가까운 서쪽 지역에 있는 정유 시설 전부에 대공 방어망을 구축할 능력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정유시설은 송유관과 달리 여러 가지의 정교한 기술 공정이 복합된 공장이어서 수리에 통상 몇 달 이상 걸린다. 특히 서방의 제재로 부품을 구하기 힘든 탓에 더 늦어질 수 있다.

러시아는 이번 주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모스크바 동쪽 니즈니 노브고로트와 남부 로스토프 지방의 정유공장 2곳이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개로 다른 곳의 정유 공장 2곳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현재까지 입은 피해 만으로 러시아의 경제와 전쟁 능력을 뒷받침하는 거대한 석유 산업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다.

러시아군의 전투 능력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도 확실하지 않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에너지 전문가 세르게이 바쿨렌코는 러시아의 경유 생산량이 군대 소비량을 월등히 초과한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대한 연료 공급을 방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도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각종 제재를 하고 있으나 중국과 인도 등이 대량으로 수입하고 러시아가 “그림자” 선단을 활용해 수출하면서 제재 효과가 크지 않은 상태다.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는 원유와 정제유를 수출해 4500억 달러 이상을 벌어 들였다. 러시아는 이 돈으로 군수 산업을 확장하고 이란과 북한으로부터 미사일과 드론을 사들이고 있다.

파벨 소로킨 러시아 에너지부 제1차관은 14일 올해 정유 능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신 원유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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