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이 형이 KS에서 홈런 친 걸 보니…” KIA 33세 왼손 잠수함의 가슴도 끓어오른다, ERA 5.40? ‘좌절금지’

김진성 기자 2024. 3. 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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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KBO리그 시범경기' 기아-두산의 경기. 기아 김대유가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동원이 형이 한국시리즈에서 홈런 치는 걸 보니…”

KIA 왼손 잠수함 김대유(33)는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었다. 비록 KIA는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지만, 다른 팀 포스트시즌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김대유는 “KIA가 LG 대항마가 돼야 한다. 내가 해내야 한다”라고 했다.

김대유/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박동원은 작년 11월8일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서 8회말 역전 결승 투런포를 터트리며 LG 트윈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을 내줬고, 2차전서 0-4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는 한 방이었다. 시리즈의 큰 줄기가 바뀐 장면 중 하나였다.

김대유는 왜 박동원의 그 홈런이 인상적이었는지 얘기한 적은 없다. 단,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 아닌 김대유로선 남다를 수 있다. 본인이 박동원의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다. 김대유는 작년 부진을 딛고 올해 부활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이른바 피가 끓어오르는 한 방이라고 할까. 김대유도 뭔가 보여주기 위해 캔버라와 오키나와에서 칼을 갈아왔다. 그는 LG 시절 많이 던졌다고 솔직하게 밝히면서도, 작년 부진에 대한 핑계는 대지 않았다. 41경기서 2패4홀드 평균자책점 5.11.

캔버라에서 피칭 시 힘을 쓰는 구간에 대해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와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키킹 전후로 힘을 쓰는 모습에 대한 토론의 시간을 지켜봤다. 당시 김대유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박동원이 LG의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복덩이가 된 것처럼, 이젠 자신도 KIA에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시범경기 2경기에 나갔다. 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했다. 그러나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0.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했다. 갑자기 마운드에 올라와 정수빈에게 한 가운데로 몰린 공을 던져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헨리 라모스에게도 다소 어정쩡하게 들어간 공이 1타점 좌선상 2루타로 연결됐다. 그러나 김기연을 하이존을 공략, 2루수 뜬공을 유도했다. 김재환에겐 철저한 유인구 승부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2경기 평균자책점 5.40. 그러나 시범경기는 과정일 뿐이다. 왼손 잠수함이라는 이점은 분명히 있다. 2년차 곽도규가 140km대 중반을 찍는 왼손 잠수함이라면, 김대유는 스피드는 조금 부족해도 공의 움직임으로 승부하는 스타일.

김대유/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2021~2022시즌 LG 시절 모습을 회복하면 최상이다. 2년간 123경기에 나간 것처럼 많이 던질 필요도 없다. 올해 KIA도 불펜이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김대유가 준비한 걸 증명하고 보여줄 시간은 남아있다. 박동원도 해냈으니, 김대유가 보여주지 말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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