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PO 게임 리포트] 김단비 뒤에 선 박혜진, 우리은행 '숨은 공신'

방성진 2024. 3. 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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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179cm, G)이 김단비(180cm, F)를 도왔다.

아산 우리은행이 지난 1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 용인 삼성생명과 경기에서 54-38로 승리했다. 5판 3선승제인 플레이오프에서 2승 1패로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1승만 남겼다.

우리은행 프랜차이즈 스타 박혜진은 2008~2009시즌 데뷔 후 16시즌 동안 우리은행에서 뛰었다. 데뷔 시즌부터 평균 34분 58초를 소화했고, 우리은행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박혜진은 2023~2024시즌 비시즌 훈련에 합류하지 못했다. 몸을 천천히 끌어올려야 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박혜진의 정확한 복귀 시점을 예단하지 못했다.

그런데 박혜진이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했다. 시즌 4번째 경기였던 1라운드 삼성생명전에서 처음으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7분 21초 동안 4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 2블록슛을 기록했다. 박혜진이라는 이름값에 비하면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위성우 감독과 우리은행 선수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혜진은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혜진은 인천 신한은행과 3라운드 맞대결에서 오른 무릎 부상으로 다시 자리를 비워야 했다. 순조롭게 경기 감각을 되찾고 있었기 때문에, 부상은 더욱 뼈아팠다.

몸을 다시 만든 박혜진이 BNK 썸과 5라운드 맞대결에서야 복귀했다. 약 두 달 만의 복귀였다. 부상 전까지 8경기에서 평균 8.6점 5.9리바운드 4.1어시스트 1.6스틸 0.5블록슛을 기록했던 박혜진은 복귀 후 평균 9.6점 7.1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올렸다. 단순한 기록은 올라갔다고 보일 수 있지만, 야투 성공률은 41.4%에서 29.4%까지 떨어졌다. 수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위성우 감독도 "(박)혜진이에게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내 욕심일 수 있다. 2023~2024시즌에 합류하는 것조차 쉽지 않겠다고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전에도 "혜진이에게는 별 이야기 안 한다. 욕심을 부린다고 될 상황도 아니다. 압박을 줬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는다. 코트 위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점 3리바운드 2블록슛에 그친 박혜진이 이날 경기에서도 공격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1쿼터에는 의욕적으로 아이솔레이션을 시도했다. 어려운 득점 기회를 살려보려고도 노력했던 박혜진이었다. 그러나,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는 못했다.

박혜진은 2쿼터부터 궂은일에 매진했다. 야투 시도를 줄이는 대신, 적극적으로 리바운드 싸움에 가담했다. 김단비와 박지현(182cm, G)이 공격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왔다. 키아나 스미스(178cm, G) 수비에도 더 신경 썼다.

박혜진은 3쿼터에 야투를 한 개도 시도하지 않았다. 기록지에 찍힌 기록은 수비 리바운드 두 개였다. 전반까지 답답한 경기를 펼쳤던 우리은행은 3쿼터부터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3쿼터에 단 2점만 실점한 덕분이었다. 박혜진은 키아나 스미스 야투 시도를 1개로 꽁꽁 틀어막았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박혜진이었다. 4쿼터에만 야투 시도와 팀 파울로 자유투 6개를 획득했다. 그리고, 자유투를 모두 림에 집어넣었다. 좋지 않은 몸 상태에도 깔끔하게 경기를 정리할 줄 아는 선수였다.  

박혜진이 이날 경기에서 경기 최다 리바운드 15개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개인 최다 리바운드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위성우 감독도 "혜진이가 잘했다. 중요한 리바운드도 따냈고, 주장으로서 좋지 못한 몸 상태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따냈다. 중심을 잡아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혜진은 비시즌 훈련 공백을 누구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 지난 2월 15일 삼성생명과 6라운드 맞대결 후 "내 장점은 항상 열심히 하는 것이다. 다른 선수가 비시즌에 땀 흘릴 때, 나는 땀 흘리지 않았다. 인제 와서 흘리지 못한 땀을 채우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복귀 후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욕심이다. 부족하겠지만, 가능한 선에서 비시즌에 흘리지 못한 땀방울을 채워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박혜진은 이날 경기까지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6.7점 7.7리바운드 1.7어시스트 0.7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야투 성공률은 20%다. 여전히 채워가야 할 부분은 남았다.

그럼에도 박혜진은 매일 굵은 땀방울을 흘릴 것이다. 최고의 자리에 다시 올라가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는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우리은행이 앞)
- 2점 성공률 : 28%(14/50)-약 35%(12/34)
- 3점 성공률 : 약 26%(5/19)-약 15%(4/26)
- 자유투 성공률 : 약 85%(11/13)-40%(2/5)
- 리바운드 : 53(공격 19)-37(공격 9)
- 어시스트 : 9-11
- 턴오버 : 6-7
- 스틸 : 3-5
- 블록슛 : 3-4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A. 아산 우리은행
- 김단비 : 40분, 31점(2점 : 9/23, 3점 : 3/4, 자유투 : 4/4) 14리바운드(공격 5) 2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
- 박혜진 : 38분 57초, 8점(자유투 : 6/6) 15리바운드(공격 8) 2어시스트
- 박지현 : 40분, 8점 10리바운드(공격 4) 3어시스트
H. 용인 삼성생명
- 이해란 : 39분 14초, 9점 9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1블록슛
- 배혜윤 : 40분, 8점(2점 : 4/5) 10리바운드(공격 6) 3어시스트 2블록슛
- 신이슬 : 20분 47초, 8점(3점 : 2/6) 1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 2스틸
- 키아나 스미스 : 35분 51초, 7점(2점 : 3/6) 5리바운드 3어시스트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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