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구’… 먹이 찾아 역 대합실 ‘기웃’[도시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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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성북동의 비둘기가 용산에 왔다.
시인이 병상에서 썼던 '성북동 비둘기'에 대해 시인은 '아침마다 정원에 앉아 명상하다가도 전쟁 같은 포성에 깜짝 놀라면서 물질문명에 쫓기는 비둘기의 비애를 가슴에 느끼곤 했다'고 자신의 시작(詩作) 노트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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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중략…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성북동 비둘기(김광섭, ‘월간문학’ 1968, 11월호)
성북동의 비둘기가 용산에 왔다. 시인이 병상에서 썼던 ‘성북동 비둘기’에 대해 시인은 ‘아침마다 정원에 앉아 명상하다가도 전쟁 같은 포성에 깜짝 놀라면서 물질문명에 쫓기는 비둘기의 비애를 가슴에 느끼곤 했다’고 자신의 시작(詩作) 노트에 썼다. 1960년대 중반 이후 도시의 급격한 팽창으로 개발이란 명목하에 인간의 참된 가치관과 전통적인 순수와 조화는 사라지고 오로지 물질적 가치만이 중시되는 현대 문명사회에 대해 시인은 시 ‘성북동 비둘기’에서 상실의 회복과 인간과 자연의 조화, 참된 삶의 가치 회복을 원했다. 상실의 아픔을 안고 떠났던 비둘기는 다시 용산역의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어와 그들이 떨구어 놓은 부스러기들을 탐하고 있다.
■ 촬영노트
새벽 기차를 타기 위해 찾은 용산역 대합실에 비둘기 두 마리가 서성이고 있다. 비둘기가 더 이상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아는 일이 되었고, 심지어 무리 지어 있는 비둘기가 무서운 존재가 돼 ‘버드 포비아’라는 새로운 공포증까지 생긴 마당이다. 지금은 유해조수임은 변치 않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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