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교` `손톱의 때` 장예찬은?…정봉주· 도태우 공천 취소 파장
4월 총선을 앞두고 '막말 경계령'을 내린 가운데, 여야가 잇따라 공천 취소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고 있다. 선거가 막판으로 갈수록 막말 한마디가 판세를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도태우 대구 중남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목발 경품' 발언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공천취소됐다.
관심은 역시 막말 논란으로 주목 받고 있는 부산 수영 후보인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에 대한 처리 문제다.
◇국민의힘, "장예찬도 지켜보는 중"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예찬 최고위원의)그 발언 내용이나 문제적인 지점, 그리고 그것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또 그에 대한 후보의 입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문의 내용, 후보의 태도나 입장까지 아울러 고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장 전 청년최고위원이 '진정성 있는' 사과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장 전 청년최고위원은 10여년 전 SNS에 적은 발언으로 연일 논란을 빚고 있다. '난교' 발언에 이어 '동물병원을 폭파하고 싶다', '(서울시민) 교양 수준이 일본인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 등의 거친 표현의 게시물이 계속 공개되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과거 부적절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어 심려를 끼쳤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으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 정봉주 전격 공천 취소
앞서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이재명 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강북을 정봉주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용사에 대한 거짓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지난 11일 경선 결선에서 현역인 박용진 의원을 제치고 승리했으나 3일 만에 공천 취소 처분을 받게 됐다.
정 후보는 2017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DMZ(비무장지대)에서 발목지뢰를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을 경품으로 주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2015년 8월 4일 경기 파주시 DMZ에서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목함지뢰로 크게 다치는 사건이 있었음에도 이를 농담거리로 삼았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전날인 13일 문제의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정 후보는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며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들이 정 후보로부터 사과를 받은 일이 없다고 밝히면서 거짓 사과가 드러났다. 정 후보는 "피해 용사들에겐 연락처를 구하지 못해 사과하지 못했다"며 "사과한 듯한 표현으로 또다시 상처를 드렸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가 사과했다고 한 당사자는 2017년 발언 당시 정 후보를 공개 비판하고 사과를 요구한 이종명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2000년 DMZ 수색대장 시절 지뢰로 다리를 잃었다.
◇국민의힘, 도태우 공천 취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역시 도태우 대구 중남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공천 자격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14일 "공관위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도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며 "도 후보는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도 후보는 지난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 특히 거기에는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도 후보는 논란이 커지자 두차례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서 그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과거의 미숙한 생각과 표현을 깊이 반성하고 바로 잡았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기재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4·19 의거의 연장선에서 5·18 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헌정사의 흐름과 의미를 확고히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도 후보의 문제 발언은 이뿐 아니었다. 도 후보는 2019년 8월 13일 태극기집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말한 게 뒤늦게 확인됐다. 도 후보는 또한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고도 했다. 해당 발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공관위 측은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며 공천 취소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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