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m 화면에 펼쳐진 '작은 금강'…한국과 미국서 만나는 칠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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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명천에 있는 칠보산은 옛사람들이 꼭 한번 가고 싶어 한 곳이다.
이 글에는 '세속에 전해 오기를 옛날에 일곱 산이 나란히 솟아있었기 때문에 칠보산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부분이 있어 일곱 가지 보물을 품었다는 칠보산 명칭의 유래를 알게 한다.
임형수가 칠보산으로 유람 떠났던 3월 15일에 맞춰 한국과 미국에서 공개되는 영상은 과거 조선 땅에 살았던 선비가 칠보산으로 떠나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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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 해설·양방언 음악…"K-공유유산 국내외 활용 첫 사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석산(石山)이 있는데 색깔이 붉은 노을과 같으며, 여러 봉우리가 높이 솟아 기이하고 빼어나서 천태만상 없는 것이 없다." ('약천집' 중에서)
함경북도 명천에 있는 칠보산은 옛사람들이 꼭 한번 가고 싶어 한 곳이다.
조선 전기의 문신 임형수(1514∼1547)가 1542년 3월에 칠보산을 다녀온 뒤 남긴 '유칠보산기'(遊七寶山記)가 널리 읽히면서 함경도 지역을 대표하는 명승으로 꼽혔다.
'작은 금강', '함북 금강'으로 불린 칠보산의 절경이 한국과 미국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이 소장한 '칠보산도(七寶山圖) 병풍'을 디지털 영상으로 표현한 전시를 한국과 미국에서 함께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미술관이 소장한 '칠보산도 병풍'은 19세기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회화 작품이다.
10폭 병풍을 모두 펼치면 가로 460㎝, 세로 185.2cm 크기에 달하며 개심사, 회상대, 금강굴 등 칠보산의 명소 곳곳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병풍의 오른쪽 상단에는 화제(畵題·그림에 써넣은 시를 비롯한 각종 글귀)가 있는데, 남구만(1629∼1711)의 시가와 산문을 엮은 문집인 '약천집'(藥泉集)의 내용을 필사했다.
이 글에는 '세속에 전해 오기를 옛날에 일곱 산이 나란히 솟아있었기 때문에 칠보산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부분이 있어 일곱 가지 보물을 품었다는 칠보산 명칭의 유래를 알게 한다.
전시에서는 북녘에 있어 지금은 닿지 못하는 곳, 칠보산 일대의 장관을 경험할 수 있다.
임형수가 칠보산으로 유람 떠났던 3월 15일에 맞춰 한국과 미국에서 공개되는 영상은 과거 조선 땅에 살았던 선비가 칠보산으로 떠나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한국 전시는 폭 22m, 높이 4.7m의 대형 디지털 화면을 통해 낮과 밤, 날씨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칠보산의 모습을 생생히 표현했다.
클리블랜드 현지에서는 '칠보산도 병풍' 실물과 디지털 영상을 함께 만날 수 있다.
텍스타일 갤러리에서 열리는 미국 전시는 폭 15m, 높이 3m 화면에서 칠보산의 면면을 보여준다. 미술관은 누리집을 통해 "닿을 수 없는 곳을 발견할 흔치 않은 기회"라고 전시를 소개했다.
배우 류준열이 재능 기부 형태로 전시해설(내레이션)에 참여했고 클래식과 국악, 대중음악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이 음악을 맡아 10분간의 '여행'을 이끈다.
이번 전시는 'K-공유유산'을 한국과 미국에서 함께 활용한 사례로 눈길을 끈다.
공유유산은 2개 이상의 국가가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문화재청과 재단은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현지 기관과 처음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었다.
한국 전시는 5월 26일까지, 미국 전시는 9월 29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한국과 미국이 가치를 공유하는 'K-공유유산'을 국내외에서 동시에 활용한 첫 사례"라며 "현지에서도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한 가치에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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