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지만 손절” “참견 말라”…혈맹이라던 두 나라에 무슨 일이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4. 3. 15. 08: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유대계 미국인으로서 최고위직에 오른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중동 평화 장애물"이라며 그의 퇴진과 함께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촉구하는 작심발언을 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진정되기 시작하면 새 이스라엘 총리 선출을 위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이스라엘 미래 비전을 보여줄 기회라고 제언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은 슈머 원내대표 발언을 "이스라엘 주권 침해"이라고 맹비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원 민주 원내대표 작심발언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 심각
이스라엘 새 지도부 나와야”
바이든에 이어 네타냐후 압박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AP = 연합뉴스]
유대계 미국인이자 미 상원 1인자인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중동 평화의 장애물”이라는 작심발언을 했다. 네타냐후가 퇴진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폭탄발언도 나왔다. 슈머 대표 개인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신과 손절을 넘어, 미 의회와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기조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날 상원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그의 정치적 생존을 최선의 이스라엘 이익보다 우선시하면서 길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을 너무 많이 용인했고 이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이스라엘 지지도가 역사적 최저치로 떨어졌다”며 “이스라엘이 세계에서 버림받아 외톨이가 되면서 성공하기를 바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이스라엘 총리 선출와 내각 교체를 위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미래 비전을 보여줄 기회라는 제언도 덧붙였다.

미국 내 강력한 이스라엘 지지자 중 한 명인 슈머 원내대표마저 인내심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대(對) 이스라엘 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으며, 가자지구 공격 전략에 과감한 변화를 주지 않을 경우 미국이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뜻도 들어다. 이는 또한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조건부로 진행할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초기 국제사회 비난에도 불구하고 친이스라엘 일변도 정책을 펼쳤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자지구 민간인 인명피해를 방관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구호품을 기다리던 가자지구 주민들의 사망사고까지 속출했다. 이날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2개 지역에서 푸드트럭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공격해 최소 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발표했고, 이스라엘군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아랍계 미국인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분노하기 시작했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승패를 좌우하는 경합주에 거주하는 아랍계 미국인들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대거 이탈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27일 미시간주 경선에서 10만명이 넘는 민주당 유권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지지 후보 없음’을 적어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경합주인 미시간주 새기노 카운티를 찾아가 노조, 흑인, 아랍계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했다. 그는 미시간에 이어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하면서 과거 민주당 성향의 ‘블루 장벽’ 재건을 희망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 연합뉴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는 분명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9일 MSNBC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를 끼친다”고 지적하면서 가자지구 국경에 있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동안 안전지대로 여겨지는 라파에는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40만명의 피란민이 몰려들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3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던 미국이 ‘휴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도 완성해 공유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초안에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라파 공격이 민간인의 추가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평화, 안보, 안정을 저해했다는 이유로 모세스 팜 등 이스라엘 단체 2곳과 개인을 추가 제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는 예루살렘 인근 군 정보부대를 방문해 “우리가 라파로 들어가 일을 마무리하는 것을 막으려는 국제적 압박이 있지만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우리는 라파로 들어가서 하마스의 부대를 완전히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은 이날 슈머 원내대표 발언을 “이스라엘 주권 침해”이라고 맹비난했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슈머 원내대표의 이스라엘 새 선거 요구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고 미국 지도자가 분열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