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로켓 스타십, 첫 궤도비행서 ‘미완의 성공’
일론 머스크의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가 개발 중인 역대 최강 우주로켓 스타십의 세번째 시험발사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상승과 선회 비행은 성공적으로 이뤄냈으나 하강 단계에서 대기권 재진입 중 추락했다.
스페이스엑스는 14일 오전 8시25분(한국시각 오후 10시25분) 미 텍사스 남부 보카치카해변의 전용 발사장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스타십은 이날 비행에서 최고 고도 234km, 최고 시속 2만6천km를 기록했다.
이날 비행은 이륙 2분50초 뒤 고도 70km 상공에서 1단와 2단 로켓이 성공적으로 분리된 데 이어, 2단부는 이후 최고 고도까지 상승한 뒤 하강 단계로 진입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이륙 49분께 65km 상공에서 중계 영상이 끊기면서 이륙 65분 뒤 오스트레일리아 서쪽 인도양 해상에 착수한다는 목표 달성은 무산됐다. 스페이스엑스의 스타링크 위성을 통해 전송된 실시간 영상은 뜨겁게 달궈진 우주선을 보여줬다. 스페이스엑스는 스타십이 재진입시의 마찰열을 견디지 못하고 460m 상공에서 분해돼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1단부 로켓의 멕시코만 해상 착수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성공적인 시험 비행” 평가…올해 6차례 더 발사
스페이스엑스는 스타십이 대기권 재진입에는 실패했으나 몇가지 중요한 이정표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비행이 종료된 후 일론 머스크는 “스타십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 빌 넬슨 국장도 “성공적인 시험 비행이었다”고 말했다.
나사는 “상승시 엔진 연소가 완벽히 진행됐고 우주선이 예상 궤도에 도달했다”며 “달 착륙 임무를 위한 스타십 개발에서 달성해야 할 몇가지 중요한 목표 중 첫번째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이날 비행 중 화물 운송에 필요한 화물칸 문 여닫기, 추진제(액체 메탄과 액체 산소)의 우주선 내 이동 등 몇가지 새로운 기술을 시험했다. 추진제 이동은 장차 나사의 유인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서 사용할 우주 급유를 염두에 둔 기초 기술 시험이다.
나사는 2026년 9월로 예정된 유인 달 착륙 비행에서 스타십을 달 착륙선으로 사용한다. 스페이스엑스는 스타십이 달까지 가려면 약 10번의 우주 급유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올해 안에 6번의 추가 시험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3차 발사 평가 결과에 따라 발사 시기는 유동적이다. 머스크는 이르면 올해 안에 궤도에서의 우주 급유 시험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 미국의 유인 달 착륙선으로 선정
화성 여행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스타십은 ‘슈퍼헤비’로 불리는 로켓(1단)과 우주선을 겸하는 ‘스타십’(2단)으로 이뤄져 있다. 로켓(70m)과 우주선(50m)을 합친 높이가 120m로 40층 건물 높이에 해당한다. 1960년대에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냈던 새턴5 로켓보다 9m가 더 높다. 1단과 2단을 모두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으나 시험비행에서는 재사용을 위한 해상 바지선 회수 프로그램을 가동하지는 않는다.
엔진 수는 1단 슈퍼헤비에 33개, 2단 스타십에 6개를 합쳐 모두 39개다. 이는 현재 이 회사의 주력 로켓인 팰컨9의 4배다. 연료를 모두 주입한 스타십의 총 중량은 4900톤(건조중량 300톤)이나 된다.
추력은 7500톤으로 최대 150톤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나사가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를 위해 개발한 에스엘에스(SLS)의 거의 두배다.
스타십은 앞서 지난해 4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1차 발사에선 2단 로켓이 분리되지 않은 채 발사 몇분만에 공중 폭발했다. 2차 발사에선 2단 로켓 분리와 33개 엔진 전부 점화에는 성공했으나 고도 148km 상공에서 교신이 두절되면서 궤도 비행엔 실패했다.
스페이스엑스에 따르면 1단과 2단 분리 직후 1단 슈퍼헤비 엔진에 이상이, 2단 스타십에선 추진제 누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것이 주된 실패 원인으로 드러났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2차 발사 실패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슈퍼헤비 1단에 7개, 스타십 2단에 10개의 시정 사항을 제시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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