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망 관리도 못하는 ‘e스포츠 강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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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가 리그 출범 12년 만에 오프라인 서버를 전격 도입했다.
결국 LCK는 디도스 사태가 시작된 지 2주가 넘어서야 오프라인 서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LCK 팬들은 지난 2012년 출범한 LCK가 10여년 동안 자체 서버가 없다는 점에 대해 황당해하고 있다.
LCK는 리그오브레전드 세계 4대 리그 중 하나로, '페이커' 이상혁, '데프트' 김혁규 등 글로벌 스타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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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가 리그 출범 12년 만에 오프라인 서버를 전격 도입했다. 오프라인 서버는 온라인과 물리적으로 구분된 서버로, 외부 네트워크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테러 탓에 녹화 방송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뒤늦게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LCK가 디도스 공격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달 25일부터다. 디플러스 기아-DRX의 경기가 네트워크 이상으로 8번이나 중단되면서 평소 같으면 2시간 만에 끝날 경기가 무려 6시간 46분이 걸렸다. 같은 날 두번째 경기였던 OK저축은행 브리온-광동 프릭스의 경기는 아예 취소됐다. 해킹 공격이 지속되자 LCK는 지난달 29일부터 모든 경기를 무관중 녹화 중계로 진행했다.
디도스는 웹사이트 또는 네트워크 리소스 운영이 불가능하도록 악성 트래픽을 대량으로 보내는 사이버 공격 방식이다. 디도스 공격 후 라이엇게임즈는 추가 공격에 대비해 서버 용량을 늘리는 등 보안 강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디도스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디도스 공격의 트래픽 단위가 커지면 용량을 늘린 서버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LCK는 디도스 사태가 시작된 지 2주가 넘어서야 오프라인 서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LCK 팬들은 지난 2012년 출범한 LCK가 10여년 동안 자체 서버가 없다는 점에 대해 황당해하고 있다. 국내 보안 전문가들도 기술적으로 방어가 가능한 디도스 공격에 LCK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은 보안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스포츠 강국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LCK는 리그오브레전드 세계 4대 리그 중 하나로, ‘페이커’ 이상혁, ‘데프트’ 김혁규 등 글로벌 스타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일평균 500만명이 시청하고, 지난해 8월 대전에서 열린 LCK 서머 결승전에는 2만2000여명이 몰리는 등 경제적 효과도 크다. 때문에 LCK 시즌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LCK 운영 방식은 위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과 중동이 막강한 자금력을 내세워 e스포츠에 공을 들이면서 한국의 e스포츠 종주국 지위가 위태롭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2030년까지 한화 50조원을 투입해 자국에 게임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우리 정부가 올해 게임산업 육성 명목으로 편성한 예산은 단 679억원이다. e스포츠 운영 방식을 종주국 지위에 맞게 바꾸는 건 리그 차원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번 디도스 사태가 한국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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