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리진 조민수 디렉터 "IP 공동 창작 시스템으로 비용 효율화"

박소은 기자 2024. 3. 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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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리진의 'RBman' 조민수 크리에이터 디렉터는 영상미술부터 뮤직비디오 콘셉, 3D 아트까지 대략 20년 정도를 업계에 종사했다.

조 디렉터는 "'반지의 제왕'이라는 거대한 IP를 다룬 경험이 있다. 아트 업무든 3D 업무든 결과물이 나오면 중간 업체들을 비롯해 (원작자인) 톨킨가로 작업물 한 장 한 장이 전달되고 컨펌을 받는다"며 "원작이 흐려지면 안되니 결과물이 되돌아오고 재수정하는 상황이 끝도 없이 반복되고, 작업의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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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년을 아트에 종사한 'RB man'…창작자 위한 생태계 목표
IP 협업 위한 '바이블' 강조…창작자 보호 생태계도 골몰해야
조민수 디오리진 크리에이터 총괄 디렉터가 지난 8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디오리진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디오리진 제공)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디오리진의 'RBman' 조민수 크리에이터 디렉터는 영상미술부터 뮤직비디오 콘셉, 3D 아트까지 대략 20년 정도를 업계에 종사했다. 'Real Brush Man'이라는 별명처럼 창작의 손맛을 강조하는 조 디렉터는 조PD의 뮤직비디오 '마이스타일'을 시작으로 '설국열차', '괴물', '외계+인' 등 히트작의 콘셉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경영자보단 예술가에 가깝다. 그럼에도 디오리진의 공동 창업자로 합류한 건 국내에서 지식재산권(IP)의 제대로 된 활용이 이뤄졌으면 하는 욕심이 들어서다. 고민이 이어지던 중 넷마블에서 IP 사업을 총괄하던 정재식 현 대표를 만났고, 함께 디오리진을 창업했다.

조 디렉터는 인생의 전환점으로 '반지의 제왕' 프로젝트 총괄 아트 디렉터 시절을 꼽았다. 그는 아시아 최초로 일렉트로닉아츠(EA)사의 게임 '반지의 제왕' 개발에 합류했다.

조 디렉터는 "'반지의 제왕'이라는 거대한 IP를 다룬 경험이 있다. 아트 업무든 3D 업무든 결과물이 나오면 중간 업체들을 비롯해 (원작자인) 톨킨가로 작업물 한 장 한 장이 전달되고 컨펌을 받는다"며 "원작이 흐려지면 안되니 결과물이 되돌아오고 재수정하는 상황이 끝도 없이 반복되고, 작업의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지의 제왕' 프로젝트에는 업계 최고 전문가 700명~1000여명이 투입됐다. 한번 리테이크(Retake·수정 의뢰) 될 때마다 인건비에만 천문학적인 금액이 추가됐다. 작업 비효율을 줄일 방법을 골몰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국내 영상 콘텐츠에 '콘셉 키샷'의 개념을 도입했다.

조 디렉터는 "예를 들어 '설국열차'의 세계관을 글로 풀어서 설명하면 프로덕션 과정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며 "설국열차의 배경은 멸종을 맞은 인류다. 이를 열차 이미지로 시각화해, 제작 과정에서 방향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종의 '바이블'(Bible)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블이 있으면 예산의 30%~50%가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업계마다 다른 IP 이해도와 활용 방식을 초반부터 합의하고 진행할 수 있어서다.

그는 "게임 속에는 유저 외의 주인공이 있으면 안 된다. 영화는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되, 불필요한 대사가 있으면 안 된다. 웹툰은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연재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IP 제작위원회를 꾸리고, 바이블을 만들어 IP 활용 관련 합의된 영역을 만들어두고 개발을 진행하면 비효율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영원한 IP'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웹툰 산업을 필두로 다양한 IP가 발굴되고 있지만, 게임·드라마·영화 등으로 재해석되며 생명력을 갉아먹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봤다.

조 디렉터는 "IP를 둘러싼 갈등이 많아지다 보니 창작자들이 상처받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며 "디오리진의 모델을 통해 창작자를 보호하고 영속하는 IP를 만들기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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