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픽!] 지금까지 이런 만화는 없었다…'부르다가 내가 죽을 여자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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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잘 만든 웹툰의 필수 요소는 무엇일까.
보통 매력적인 캐릭터, 빈틈없는 서사, 화려한 그림체 등을 첫손에 꼽는다.
웹툰 '부르다가 내가 죽을 여자뮤지션'은 이 같은 필수 요소가 모조리 빠졌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독특한 매력의 작품이다.
수학과 한자, 음악 등 온갖 분야의 '오타쿠'(특정 분야에 심취한 마니아) 같은 지식을 펼쳐놓고, 이를 그럴듯하게 엮어내는 연출도 재미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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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른바 잘 만든 웹툰의 필수 요소는 무엇일까.
보통 매력적인 캐릭터, 빈틈없는 서사, 화려한 그림체 등을 첫손에 꼽는다.
여기에 판타지 장르라면 탄탄한 세계관을, 로맨스 장르라면 미묘한 심리 묘사 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웹툰 '부르다가 내가 죽을 여자뮤지션'은 이 같은 필수 요소가 모조리 빠졌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독특한 매력의 작품이다.
그림체는 인물에 따라 들쭉날쭉하고, 장면마다 흑백과 컬러를 멋대로 오간다. 스토리 진행보다는 주인공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망상과 주접이 더 길게 묘사된다.
주인공 캐릭터는 바람을 피우지만 그렇다고 멋진 악녀도 되지 못하는 애매한 인물이다.
그런데도 한 번 읽으면 빠져들게 된다. 마치 정확히 무슨 맛이라고 표현할 수 없지만 계속 먹게 되는 마라탕처럼.
주인공 들빨개빨은 10년째 한 남자와 잔잔한 연애 중이며 차기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평범한 만화가다.
수학과 음악을 사랑하는 주인공은 어느 날 2차 함수 풀이 과정을 가사로 쓴 참신한 노래를 듣게 되고 이를 계기로 무명의 여자 가수 '★'에게 푹 빠진다.
평생 이성애자임을 의심하지 않고 살던 들빨개빨에게 그의 존재는 폭탄과도 같다.
처음에는 '팬심'이라고 생각하며 ★을 응원하고, 초장 축제 등 그가 공연하는 온갖 행사장에 찾아간다.
가수와 팬의 관계로 시작해 점점 친해진 둘은 '썸'(서로 사귀듯이 가까이 지내는 관계)을 타게 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생생함이다.
생생하다 못해 이 이야기가 픽션(창작물)인지 자신의 실제 경험담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우선 실제 작가 이름은 들개이빨로, 주인공 들빨개빨과 비슷하다.
대표작 '먹는존재'는 작중 '먹존는재'로 표현했고, 양성평등문화상을 받은 일, 평생 소셜미디어(SNS)를 하지 않다가 최근 돌연 X(구 트위터) 계정을 만든 것 등 작가의 실제 삶을 작품 속에 그대로 담았다.
작중 들빨개빨이 남자친구 리자드, 뮤지션 ★을 만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겠다고 말하고, 제목을 정한 뒤 투고하는 과정까지도 생생하게 묘사했다.
만화적인 표현력도 돋보인다.
둥글둥글한 도마뱀으로 그려지던 남자친구 리자드는 들빨개빨이 바람을 피우자 험악한 공룡 모습으로 변한다.
들빨개빨은 리자드가 남긴 허물을 모은 뒤 작은 인형처럼 만들고는 때때로 이를 만지작거리며 끝나버린 연애를 애도한다.
수학과 한자, 음악 등 온갖 분야의 '오타쿠'(특정 분야에 심취한 마니아) 같은 지식을 펼쳐놓고, 이를 그럴듯하게 엮어내는 연출도 재미난다.
18세 이상 이용가 작품이지만, 선정성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다만, 독자의 정신을 아득한 우주 저 멀리 보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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