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日, US스틸 인수 반대"…경합주 표심 우려한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교통산업 노동자 단체를 찾아 "끔찍한 이야기"라며 "즉각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US스틸은 한때 세계 시가총액 1위까지 오르는 등 미국 철강산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기업이다.

특히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는 대선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이른바 '경합주'(swing state)이다.

2016년 대선에서는 이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이겼고, 2020년 대선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1.2%p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었다.

미 대선이 본격화되면서, '경합주'에 대한 양 후보의 '표심 잡기'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US스틸은 한 세기 이상 상징적인 미국 철강 회사였고, 따라서 국내에서 소유되고 운영되는 미국 철강 회사로 남아있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상징적 기업이 외국에 팔릴 경우 국민 감정을 건드릴 수 있고,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측의 공격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현재 외국인 투자 위원회(CFIUS)가 이번 거래와 관련해 심사를 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최종 결과는 쉽게 단정짓기 어렵게 됐다.

앞서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18일 149억달러(약 20조 원)에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과 안정적인 철광석 조달을 위한 결단이었다.

일본제철측은 "이번 인수건은 미일 양국에 있어 매우 가치있는 안건으로 정치 의도만으로 막을 수 없다"며 "오는 9월까지 인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상공회의소도 "CFIUS 검토 결과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없다면 거래를 진행해야한다"며 "경제에 정치가 지나치게 개입되고 있다"고 경고음을 냈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다음달 10일 미국을 국빈 방문을 예정이다. 일본 총리가 미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건 지난 2015년 아베 신조 총리 이후 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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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노컷뉴스 최철 특파원 steelcho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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