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허리 휘는데, 은행은 꿀빨았네”…고금리에 작년 순이익 21조 역대 최대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2024. 3. 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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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5%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은행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전년 대비 3조6000억원을 늘린 총10조원을 적립했는데도 역대급 순이익이 발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1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었다.

작년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10조원으로 전년(6조4000억원) 대비 55.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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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작년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5%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시장 불안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고금리 상황에 뒷바람을 받았던 이자수익뿐 아니라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수수료를 비롯한 비이자수익 모두 전년보다 수조원대 증가했다. 특히 시중은행의 순이익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데 비해 인터넷전문은행은 전년의 4.4배로 늘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21조3000억원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2022년(18조5000억원)보다 15% 늘어난 수치이다.

작년 은행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전년 대비 3조6000억원을 늘린 총10조원을 적립했는데도 역대급 순이익이 발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1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었다. 이에 비해 인터넷은행의 경우 3500억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800억원)의 4.4배에 달한다.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 출시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입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 토스뱅크)의 합산 이용자 수는 2021년 말 기준 2640만 명에서 작년 말 4127만 명(중복집계 포함)까지 늘었다.

국내은행들은 지난해 이자이익으로만 59조2000억원을 벌었다. 전년 이지이익(55조9000억원)보다 3조2000억원(5.8%) 증가했다.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자산 확대로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상승했다. NIM은 2022년 1.62%에서 지난해 1.65%로 늘었다.

다만 이자이익 증가율은 2022년 21.6%였던 것에 비해 지난해(5.8%) 크게 둔화됐다. 순이자마진도 2022년 1.71%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다. 지난해 4분기 NIM은 1.63%이다.

비이자이익도 상당히 늘었는데, 전년(3조5000억 원) 대비 68% 증가한 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금리 하락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5조 원)이 전년(1000억 원) 대비 50배나 증가한 덕분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022년 4분기 평균 3.91%였는데, 지난해 4분기에는 평균 3.71%였다. 또 ELS 판매 등에 따른 수수료 이익도 5조1000억원으로 전년(5조원)보다 다소 늘었다.

이같은 성적표는 PF 부실 위험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에서 각 은행들에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라고 요구한 가운데서 거둔 점이라는 것도 주목된다. 작년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10조원으로 전년(6조4000억원) 대비 55.6% 증가했다. 특수은행(산업은행 등)을 제외한 일반은행만 보면 대손충당금은 2022년 3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6조1000억 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에도 좋은 실적을 거둔 점이 확인된 은행권에선 최근 금감원이 제시한 기준에 맞춰 홍콩 H지수 ELS 배상에 적극 나서야 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 13일 “다양한 시나리오 안에서 분석해 봤는데 (배상에 따른) 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 등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했고 배임 이슈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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