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26년…장수 프로그램·진행자 교체하는 SBS의 속사정[스경X이슈]
지난 14일 방송가에 오랜 역사의 프로그램 두 편의 종방과 관련된 소식이 전해졌다. 하나는 1998년부터 방송된 교양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 또 하나는 2000년부터 매일 오전 9시부터 방송된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지난 1월 종방설에 이어 또다시 종방과 관련한 소문에 휩싸이게 됐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프로그램이 휴지기를 갖는다”고 표현했지만, 앞선 많은 사례처럼 휴지기가 언제 끝날지는 예상할 수 없다.
SBS는 이미 “프로그램의 형식이 오래됐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BS 시사교양본부와 시청자들은 반대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시사교양본부 PD들은 당시 “프로그램의 폐지를 반대한다”며 시간대 이동을 요청한다. 힘을 모아 프로그램을 지켜야 한다“는 성명도 냈다. 시청자들 역시 각종 게시판에 폐지에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창완의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역시 2000년 10월2일부터 방송했다. 23년 동안 매일 아침 라디오로 청취자들을 만난 김창완은 14일 방송에서 초대손님 잔나비와 함께 라이브를 펼쳤다. 결국 그는 마지막 라이브 무대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23년 정든 부스를 떠나는 억하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처음 ‘아침창(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라고 표현해 하차가 방송사의 방침임을 밝히면서 “귀가 저절로 닫히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애청자들 역시 20년 넘게 자리를 지킨 DJ의 퇴진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시간이 지나 편성을 바꾸고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진행자를 바꾸는 것은 방송사의 권한이지만 SBS의 최근 행보는 당사자들의 동의는 없어 보인다. 김창완과 마찬가지로 ‘세상에 이런 일이’를 진행한 MC 임성훈 역시 일부 매체에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다”며 상황변화를 건의할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SBS가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 빗대 설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지속적인 지상파 채널의 수익감소는 채널의 존립마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시청료로 존속하는 KBS는 일찌감치 1000억원대의 제작비 절감 대책을 발표했다. MBC 역시 사안의 경중만 있을 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SBS는 여기에 대주주이면서 태영건설의 지주회사인 TY홀딩스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위기상황을 해결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중고 상황이다. SBS 노동조합 측은 최근 “(TY홀딩스의 인수가)결국 SBS의 자본이 투입되고 있고, 빚보증까지 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시청률 등 광고수익과 직결되는 수치들이 판단의 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 20년이 넘는 장수 프로그램의 교체는 방송사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결정이지만 SBS를 둘러싼 상황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아 보인다.
방송은 결국 이야기이며 이 이야기가 쌓이는 역사다. 특히 교양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의 경우는 오랜시간 방송하면서 방송사의 이미지와 충성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김창완은 ‘아침창’ 마지막 방송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 변화하는 시장 구도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상파 채널의 위기가 투영되는 순간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5년 동안 괴롭혔다” 김준수, BJ협박에 직접 입열었다
- ‘음주 튀바로티’ 김호중, 징역살이 억울했나···즉각 ‘빛항소’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송재림 사생활’ 유포한 일본인 사생팬에 비판세례···계정삭제하고 잠적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종합] 박원숙, 子 사망 후 헤어진 친손녀와 재회 “아들 떠나고 후회” 눈물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새소식’ 알린 율희-최민환, 싸늘하거나 응원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