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다던 하이브리드차, 이젠 '대세'

박찬규 기자 2024. 3. 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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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하이브리드로 숨고르는 車업계]① 전기차 판매량 늘면서 오히려 하이브리드에 관심
[편집자주] 최근 몇 년 동안 관심이 폭증했던 전기차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하이브리드차가 대안을 넘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Hybrid Electric Vehicle·HEV)는 엔진(내연기관)과 전기모터가 함께 힘을 내는 형태처럼 두 가지 이상의 에너지원을 함께 사용하는 차를 말한다. 뛰어난 연료효율을 자랑하던 디젤차의 자리도 하이브리드차가 꿰찼다. 전기차의 충전 스트레스도 없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중고차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글 쓰는 순서
①망했다던 하이브리드차, 이젠 '대세'
②베스트셀러는 모두 하이브리드
③HEV, 중고차시장에서도 VIP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시스템 인포 그래픽 화면 /사진=현대차
'대세'로 자리한 하이브리드차(HEV)는 한동안 전기차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탑재되지만 엔진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을 하루라도 빨리 퇴출하려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 속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설 자리는 없었다.

현재는 역설적으로 전기차 일변도 정책이 하이브리드차 보급에 일조했다. 그동안 전기차는 각국의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폭풍 성장을 거듭해왔는데 판매가 급증하면서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고 이는 전기차 구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하며 전기차의 한계를 드러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핵심요소를 합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으로 모인 배경이다. 과거 디젤차가 많이 팔렸던 건 뛰어난 연료효율과 적은 탄소배출량 때문이었다. 현재는 하이브리드차가 디젤차를 대체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전년 대비 1.1% 줄어든 16만2000대였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42.5%나 늘어난 39만1000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전략은 속도 늦추고, '징검다리' 하이브리드에 관심


기아의 대표 미니밴 카니발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인기다. /사진=기아
이 같은 상황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전략과 목표를 수정하는 중이다. 그동안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전기동력화'(전동화)의 연장선상임을 강조, 하이브리드차에 힘을 주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제네시스도 2025년부터 순수한 전기차 브랜드로의 전환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엔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 관련 기술이 소개되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차 출시설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북미에서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중이어서다.

무선 충전 등을 통해 충전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계획도 세웠지만 커넥터 연결형과 비교할 때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주차장 바닥에 별도 장치를 심어야 하는 등 설치 공간 등의 제약이 있었다. 이는 타 업체도 비슷한 상황이다.

GM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생산을 위해 최적지를 물색하고 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이 PHEV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생산 공장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세부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한국의 부평공장도 포함된다. 현재 GM은 중국에서만 PHEV를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 수출을 위해선 한국과 남미 공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토요타는 대표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의 5세대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사진=토요타코리아
전기차 트렌드에 뒤처졌다는 평을 받았던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인기에 미소를 짓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렉서스 브랜드는 1만3561대로 수입차 판매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대비 78.6%나 판매가 증가했다. 토요타 브랜드도 전년 대비 35.7% 늘어 8495대를 기록했다.

볼보자동차도 전 모델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 트렌드에 부응하며 판매량이 급증했고 지난해 KAIDA 기준 수입차 판매 4위였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48V 마일드하이브리드 차종 외에 PHEV를 적극 들여오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인기 모델의 경우 1년이 넘는 대기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울산공장의 하이브리드 라인을 확장하며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결국은 수익성 문제


PHEV 모델인 더 뉴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프리미엄 /사진=아우디
하이브리드차는 순수 내연기관에서 완전한 전동화를 이루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특히 PHEV의 경우 내연기관과 전동화 시스템이 모두 탑재되며 가격 면에서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는 전기차처럼 충전해 배터리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면서도 엔진을 통해 장거리 이동도 가능한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나승식 한국자동차연구원장은 최근 열린 '자산어보' 행사에서 "각종 기후 위기의 발생으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기술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와 전기차 관련 기술과 소재 등 공급망 한계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전략을 수정하며 속도 조절 중"이라며 "완전한 전동화는 100년 동안 노하우를 쌓고 활용해 온 내연기관을 포기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수익성 여부는 결국 내연기관의 판매 지속 기간에 달렸다"고 말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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