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보정치인' 샌더스, '주4일 근무' 법안 발의…공화는 반대

표준 근로시간을 4년에 걸쳐 주40시간에서 주32시간으로

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4일(현지시간) '주4일 근무'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는 기준이 되는 표준 근로시간을 4년에 걸쳐 주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낮추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하루 8시간을 초과하는 근무에 대해 통상 임금의 1.5배를, 12시간을 초과하는 근무에 대해선 2배를 지급하도록 돼 있다.

표준 근로시간을 32시간으로 줄이더라도 노동자들이 받는 급여와 혜택을 보호해 노동자들이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샌더스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신기술에 의해 주도되는 생산성의 엄청난 향상을 노동자들과 공유하도록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급여의 손실이 없는 주32시간 근무로 전환하는 것은 급진적인 발상이 아니다"며 "오늘날 미국 노동자들은 1940년대보다 400% 이상 더 생산적이지만,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은 수십년 전보다 더 낮은 급여를 받고 더 오랜 시간 일하고 있다. 그것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AI, 자동화, 신기술의 중대한 발전으로부터 얻은 금전적 이익은 기업 최고경영자와 월가의 부유한 주주들뿐만 아니라 노동자 계층에도 이득이 돼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미국인들이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라고 했다.

샌더스 의원은 프랑스가 주35시간에서 주32시간 근무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노르웨이와 덴마크가 주37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법안은 라폰자 버틀러(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과 공동 발의했으며 하원에서도 마크 타카노(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같은 법안을 발의했다.

버틀러 의원도 성명을 통해 "CEO들의 급여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우리 노동자들은 수십년 동안 더 많은 것을 하고 있지만 덜 벌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며 "주32시간 근무법안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급여를 지키고, 이익이 선택된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그들의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카노 의원 역시 주32시간 근무 법안을 "노동자와 직장 모두에게 승리가 될 혁신적 입법"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법안은 샌더스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에서 이날 논의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급여 감액이 없이 표준 근로시간을 줄이면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 음식점 등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공화당 간사인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은 "현실에서 공짜 점심이란 없다"며 "정부가 주간 32시간을 의무화하면 기업들이 급여를 시간당 최소 25%는 더 올려야 하며 이는 솔직히 일부 고용주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당 근로시간 감소는 단기적으로 미국 노동자들에게 유익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들이 따라가지 못할 경우 나중에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에겐 균형이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그 균형을 깨뜨린다"며 이는 자칫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거나 자동화로 대체되고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더 고용하려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1940년 주40시간제를 도입했다.

gayunlove@news1.kr